장인,장모님을 뵈러간 삼일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집에서 쉬지 뭐하러 왔는감?
이런 반가움의 표현을 하신후 장인어른께서 제 아내를 잡고 신세한탄(?)을 하십니다.
 
장모님은 사위 왔는데 또 아픈 이야기 한다고 듣기 싫다며 부엌으로 가셔서 저녁준비를 하시고...
초등학교 다니는 처조카는 저희 때문에 관심권에서 벗어난 상황를 인식하는듯 공부대신에 거실에 있는 컴퓨터에 앉터군요. 

왜 그러시나 싶어 아내와 함께 다소 진지한 이야길 나누고 있는 장인어른의 모습에 주목해 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정정하셨는데...
이제 나이가 있으시니 이젠 몸도 마음도 많이 약해지신것 같습니다.
게다가 답답한 서울 아파트에 몇달 계시니 스트레스가 있으셔서 요즘 살도 많이 빠지신 모습이십니다.

여기도 아프고..저기도 아프고...
그런데 니 엄마는 거들떠도 안보고....

이야기의 주는 몸이 예전같지 않으신데다 장모님의 관심이 없으셔서 기분이 더 안좋으신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모님은 병원가서 다 검사하고 괜찮다고 하는데도 그러신다며 자신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으신다고 하십니다.
아내는 그 상황을 잘 풀어볼려고 심도있는 노력을...

잠시후 조카가 컴퓨터를 하다 일어서더니 할머니에게 가더군요.
그리곤 방에 들어가 자신의 지갑을 가져옵니다.

고모! 슈퍼가자.
이야기인즉, 도토리묵을 사러 가자는 이야기였습니다.

고모가 왜? 하고 물으니...
그냥 가자~이럽니다.

장인,장모님 트러블의 틈을 줄여주려 애쓰고 있는 아내의 입장을 고려해 제가 나섭니다.

저) 고모부랑 가자~근데, 너 지갑은 왜 가져가니?
조카) 내가 살라공.
저) 뭘 니가 사? 괜스레 지갑 잃어버리지 말고 그냥 놔두고 가~
조카) 아뇨...얼마인지 모르니 가져가야해요.

너 얼마가져 가는데?라고 하며 지갑을 보니 만원짜리가 한가득입니다.
몇년동안 용돈 받은거 안쓰고 모아둔거라고 합니다.
그 처조카는 한번 들어가면 절대 안나오는 그런 짠돌이 성향도 있다고 하더군요.

저) 도토리묵 얼마안해 정 가져가고 싶으면 만원짜리 하나 가져가면되~
조카) 네~

아이의 손을 잡고 슈퍼로 걸어가며 물어봅니다.

저) 도토리묵 먹고 싶어서 할머니한테 이야기한거니?
조카) 아뇨. 할아버지 드릴려구요.
저) 응? 
조카) 할아버지 아프시다고 해서 도토리묵 사서 드릴려구요.
저) 어이쿠~장하네
     근데 도토리묵 좋은건 어떻게 알았는데? 할머니한테 물어본거니?
조카) 아뇨.컴터에서 찾아보고 할머니한테 가서 만들어줄수 있냐고 물어본거예요.

저) 도토리묵이 어디에 좋다고 하던데?
조카) 몸에 중금속이나 나쁜걸 빼준다고 하던데 할아버지한테 좋을것 같아요.

아...순간 찡합니다.






슈퍼엘 들어가서 아주머니에게 도토리묵 어딧냐고 물어보는 조카.
그리곤 하나를 들고 옵니다.

) 이리줘~고모부가 계산할께.
조카) 아니요~제가 할꺼예요. 제가 할아버지 사드릴꺼예요.


그래도 고모부인데 처조카가 내는 돈을 어찌 쳐다보고 있겠냐 싶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자기가 뭔가를 사야겠다는 뜻이 너무 완고한것 같습니다.


허허허...
그래 그럼 니가 내라.^^;;

집엘 들어가니 아내가 그러더군요.

아내) 얼마하데요?
저) 이천팔백얼만가 이천구백원인가...
아내) 오빠가 냈지?
저) 아냐...지가 낸다고 그래서 걍 냅뒀어.
아내) 뭐야...애돈을...ㅎㅎ
저) ㅡ,,ㅡ'  아~~억울해라...ㅠㅠ


이리하여 저녁밥상엔 도토리묵이 올라오게 되었고...
그게 자기가 먹고 싶은게 아니라 할아버지의 아프다는 몸을 생각해서 인터넷에서 알아낸 만병통치약이란것.
고모부를 뿌리치고 자신이 꼭 사야한다며 계산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장인어른의 표정이 몹시 밝아지십니다.

손자가 이런데 어디 아프시면 안되시죠~라고 말씀드렸더니...
씩~ 웃으십니다. 어린손자가 얼마나 대견하실까요? ^^



그런데... 어린 처조카가 고모부 대신 낸 몇천원, 그게 맘에 걸려서 집에올때 용돈주고 올려고했는데 어쩌다 보니 까먹어버렸네요.  그래서 집에 가는 동안 구박을 좀..." 00 이가 얼마나 짠앤데~좀 주고 오지 !!!!"

ㅡ..ㅡ;;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아래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시면 감사^^↓▼▼
신고



Posted by 티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