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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여행숙박지 고르는 역할는 언제나 어렵다

by 티런 2012. 4. 10.



휴일아침 걸려온 한통의 전화

일요일 오전, 집에 있으면 따분할것 같다는 아내의 의견에 동의를 하고 목적지 없는 외출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울리는 전화벨소리.어머님의 전화였습니다.

어머니) " 내가 숙박비 낼테니깐 00일날 우리 가족들 다 같이 가서 잘수 있는 방 좀 잡아봐라"

저) " ??? 갑자기 왠 가족여행에다 숙박비를 엄마가 왜 내요?"

이야기인즉, 1박2일의 여정으로 가족여행을 가고 싶어하시는 어머님이셨는데, 다들 맞지 않는 스케줄 때문에 가족여행이 몇년째 무산되니 어머니가 이날 작정(?)을 하고 전화하신것 같습니다.

돈을 내신다고 하면 끝까지 우기시는 스타일이니...
일단, 내시라고 하고 다른 명목으로 캐시백이 들어가면 이 문제는 해결될것 같고, 각 집의 스케줄이 문제 입니다.
더군다나 각 집마다 음악을 하는 조카가 있어서 주말에 레슨을 받으러 다니니 상황이 안좋은듯 해서 어머님께 여쭤봅니다.

저) 다들 시간 된다고 해요?
어머니) 아니~네가 물어보라고~이번엔 왠만하면 다들 맞춰 보라고 해라.
저) 제가요??? 
 
...ㅠㅠ...

이리 이야기가 흐르는데 생각해보니 난감한 중책이 저에게 떨어진것 같습니다.

 

신경이 쓰여 외출 계획은 취소되고 검색에 검색

이번 어머님의 가족여행 계획에 있어서 스케줄 조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풀리더군요.

다들 반응이 한번 가야할때라고 생각했는데 걸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 가는 방향으로 하자란 의견이더군요. 그리고 왠 숙박비를 어머니가 내신데? 이 가족이 다 갈려면 숙박비가 만만치 않을텐데...그냥 내시라고 하고 나중에 드리면 되겠지?(ㅎ 저랑 같은 생각이더군요)이런 말들을 합니다.^^

자~이렇게 다 해결된듯 했는데 생각해보니 더 큰 문제가 남아있더군요.
숙박지 결정.


봄꽃들이 피어나는 봄 나들이 계절인데 가족여행이 너무 촉박한것 같습니다.
그러니 지금 알아보지 않으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날려버릴것 같아 외출준비했던 복장의 무장해제가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검색, 검색...

서울근교 콘도에 좀 큰 방...~벌써 없네.
음..그럼 강원도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가면...~아..없네...

검색...검색...


혹시있을 컴플레인에 대비해 맘에 걸리는 부분을 다시 체크하다

그런데...어떤곳을 원하는지 물어보지 않은것 같습니다.
제 임의대로 제 취향대로 정하고 나면 웬지 원성이 자자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다시 의견 수렴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 난 깨끗한 콘도가 좋아 "
" 밥은 사먹고 그냥 가까운 호텔쪽이 좋을듯 "
" 잘 지어놓은 펜션 좋은데 알아봐라 "

... ㅠㅠ ...

거기다 조카들까지 전화기 너머로 가세를 하더군요.

" 난 바베큐 데크가 있으면 좋아요"
" 바로 앞에 바닷가가 있으면 좋겠다"
" 나 멀미땜에 가까운곳으로 정해줘"
" 아참, 나 연습안하면 선생님한테 혼나는데 악기연습할수 있는 곳은 없어요?" 

... ㅠㅠ ...

이건 뭐... 도저히 의견 정리가 안됩니다.
다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원하는대로는 안될거란 단서를 달고 통화를 끝내봅니다.


이런 저런 조건 따지니 없다

결과적으로 상황을 정리해 보니 그 많은 인원이 들어갈 방이 보여야 의견을 반영하며 선택하겠지요?
점심도 못먹고 숙박지를 찾아보고 통화를 해봅니다. 
그런데 만만치 않습니다. 예약이 다 끝나거나 남아있어도 가격이 너무 비싼 방들만 남이 있습니다.ㅡ..ㅡ;;

간혹 괜찮아 보이는곳은 1박2일로 가기엔 너무 먼 거리라는...
흐... 완전 그로키된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데 제 얼굴에 다크서클이 생겼다는 아내의 이야기가 들립니다.


그래도 못가라는 법은 없는듯

남편의 다크서클이 안쓰러웠는지 아내가 나서더군요.
아내는 찍기(?) 잘하는 촉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도 만만치 않은가 봅니다.
전전긍긍 하더니 저녁시간 쯤 되어서 쾌보를 저에게 전해줍니다.
" 여기 어때? 펜션인데 독립데크가 있어 바베큐도 가능하고 방도 크고 깨끗한것 같아 " 
살펴보니 가격도 적당하고 수용인원도 저희 가족수랑 딱입니다. 거리도 아주 가까운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일단 오케이입니다. 통화를 해보니 그날 방이 비었다고 하더군요. 헌데 빨리 결정해야 될거란 말씀이...

어떻하쥐?란 아내에 말에 그냥 그곳으로 정하자고 합니다.
뭐 전화해서 홈페이지 주소 알려주고 의견듣고 그래봤자 결국 헷갈리는 이야기들만 들려올테니깐요.

예약완료!
쾌거를 어머니에게 전해주니 아주 좋아하십니다.
어머니는 방 구하는게 어려운건 이해를 못하시고 각 집의 스케줄 조정에 성공한것에 후한 점수를 주시더군요.



예약하고 나니 속이 후련

다 끝나고 각 집에 통보를 들어가니...역시, 마지막 의견들이 쏟아집니다.
자신이 생각한 부분이 아니어서 그런것 같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만족할만한 방이 없다는 이야기에 다들 결국 백기(?)를 들더군요.^^

이렇게 통보까지 끝나고 나니 속이 후련합니다만...
아침부터 해지고 어두워진 밤까지 뭐 했나 싶기도 합니다.ㅋ

 

성취감은 있지만 다신 하기 싫어


다 끝났다 싶었지만 아내는 이제 시작인가 봅니다.
벌써 부터 준비물을 체크.


나중에 하란 소리에 물론 다들 나눠서 챙겨오겠지만 그래도 중책(?)을 맞은 집인데 뭐든 빠트리면 안되지 않겠냐?고 하며 숙박지와 나들이장소에서 사용할 준비물들을 정리하더군요...ㅠㅠ

음....
예전에도 보면 요런거 노력해서 해놓으면 꼭 숙박지에 가서 김 빠지는 소리하는 사람들 있던데...
가족들이니 그러진 않겠죠?ㅎㅎ

이렇게 휴일을 다 보내고 나니 신경쓸일 많은 숙박지 선정 같은건 다신 하기 싫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뭐...영원한~막내니 기회는 또 찾아오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