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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저희가 갈비 1인분을 더 먹었다고요?

by 티런 2012. 4. 21.


 금요일 저녁, 아내에 함께 동네 갈비집엘 가다

금요일인데 시내에 나가볼까? 란 이야기에 배가 고프니 동네에서 해결하자는 아내.
동네에 뭐 먹을께 있나 살펴보다 보니 돼지갈비집이 보입니다.

집근처에 돼지갈비집이 몇개 있었는데 하나둘씩 문을 닫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가게입니다.
이집까지 없어지면 동네가 허전해질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니 들어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금요일이라 테이블의 절반 정도는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로 채워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돼지갈비 3인분 하고 맥주 한병 주세요"

주문을 하고 기다리다 보니 서빙보시는 분이 바쁘셔서 그런지 카운터를 보시던 주인 아주머니가 음식을 가져다 주십니다.

주인아주머니) " 이 동네 사세요? "
아내) " 네 바로 옆 아파트 000동에 살아요 "
이런 이야기가 오고간후 우리 부부는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고기가 참 맛있더군요.삼인분을 먹고나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 공기밥 먹지말고 일인분 더 먹을까?"

 맛있어서 추가로 주문해보다

"아줌마~"
저 멀리서 바쁘게 그릇정리를 하시던 서빙아줌마가 네~라며 대답을 하시는 모습이 보이고...
아내가 큰 소리로 주문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안들릴까봐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1인분만 더주세요~란 동작까지도 시야에 들어오더군요.

잠시후 도착한 돼지갈비 1인분.
이것 마저도 후딱 맛있게 해치운 뒤 계산을 하러 아내와 함께 카운터로 갑니다.

 맛있게 드셨어요? 동네 사시는데 자주 좀 이용해 주세요

"맛있게 드셨어요? 자주 좀 이용해 주세요~"란 주인아주머니의 말 하나도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왜 이리 맛있는 집을 항상 지나쳤을까?란 후회가 들 정도였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던진 한마디에 상황이 굳어집니다.
 
???

 5인분 드셨네요

주인아주머니) "5인분에다 맥주한병 드셨으니..."
저) "네? 4인분 먹었는데요?"
주인아주머니) "3인분 드시고 나중에 2인분 추가한걸로 되어있는데요?"

서로의 물음표가 난무하다 답이 안나오니 서빙하는 아주머니를 부르시더군요.
헙~그런데 서빙 보시는 아주머니 자신없는 표정으로 2인분 추가 한것 같다고 합니다.

빌지엔 처음 주문한 3인분에 맥주한병만 체크되어 있고...추가분은 적혀있질 않습니다. ㅡ..ㅡ;;

 조심스런 탐색전이 시작되다

서로가 동네사람이니 조심스런 탐색전이 시작됩니다.
저) "분명 1인분을 추가했는데 이거 난감하네요"
주인아주머니) "저희는 2인분을 드린것 같은데...저희도 난감하네요"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서로 악의(?)가 없음을 알게됩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결론은 이것

주인아주머니) "아줌마가 일하신지 며칠 안되서 잘못 알아들었나 보네요. 4인분값만 내시면 될것 같네요~" 

 

 하지만 맘에 걸린다

이리 결론을 내어 주시었는데 맘에 걸립니다.
옆에서 어쩔줄 몰라하시는 아줌마의 입장도... 동네에서 유일하게 남은 돼지갈비집도...


 아내의 결론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하나 궁리중이었는데, 아내가 살짝 잡아끌며 이야기좀 하자고 하더군요.
내용인즉, 일단 시키지도 않은 1인분이 더 온것 모르고 먹은건 억울하지만...
2인분이라고 체크되어 있으니 2인분이 온게 맞을것 같다고 하며 맛있게 먹었으니 그냥 돈 다 계산하고 가자고 하더군요.

아내의 말 대로 하기로 하고 5인분을 다 계산을 할려하니 주인아주머니가 극구 말리십니다.
"저도 사먹을때 유심히 안보면 이게 몇인분인지 모를때가 많아요~저희 아줌마가 실수한거니 그냥 4인분만 계산하시면 될것 같아요."

저) "아니..그래도...상황이 이렇게 되고 나니 저희도 다 내야 맘이 편할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정리되다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가니 결말이 안나옵니다.
그런데 주인아주머니가 새로운 조건을 내시더군요.

"정 그러시다면...그럼 4인분 반!" 이러시며 ㅎㅎㅎ~웃으십니다.
더이상 협상을 안하시려 하고 계속 밀땅을 할순 없으니 그리 수긍을 하곤 상황을 종료했습니다.


단체로 간 갈비집도 아니고...
아내와 단둘이 간 갈비집에서 시킨 고기의 인분이 틀린건 어제가 처음인것 같습니다.
사실, 4인분 시켰는데 5인분 드셨다고 할땐 살짝 욱~하는 맘이 들긴했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정황을 헤아려보니 그냥 돌아설수가 없었던것 같습니다. 더욱이 한동네에 있는 음식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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