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이.생각케하다

외국인을 두려움없이 이해시킨 할머니

by 티런 2012. 5. 9.


임진각을 가보니 봄을 맞아 방문한 분들이 참 많터군요.
그중에서도 단체관람객분들이 많으셨는데...
한국 관광을 온 외국인분들이 눈에 많이 띄셨고 지방에서 여행오신 어르신분들도 많으셨습니다.


여기 임진각을 올때마다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딸이 시집온 곳에서 얼마되지 않은 곳에 임진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어 붙었던 장인,장모님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제가 사는 신도시까지 쭉 철책이 이어져있으니 더더욱 불안하신 생각을 가지신것 같습니다.



하나 둘, 익숙치 않는 풍경들을 신기한 표정으로 눈에 담는 모습들에서 이 임진각을 처음 방문한 분들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더군요.
저야 뭐 일년에 몇번은 들리게 되는 곳이니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둘러보게 되었겠죠^^~



이날도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벤치에서 쉬고 있었는데, 지방에서 단체로 오신 어르신분들도 옆에서 쉬고 계시더군요.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어르신이 계셔서 그 이야길 들으며 함께 웃고 있었는데, 한 외국인분이 카메라를 들고 철조망 건너편을 사진기에 담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옆에 사진촬영금지 구역이란 표시가 있는데 잘 모르셨나 봅니다.

이때, 그 재밌게 말씀하시던 어르신분이 저희부부에게 말을 거시더군요.

"여긴 사진찍으면 안되는 곳 아니오?"
"네.. 그런것 같은데 못봤나 봅니다"

"그럼,말려야 되겠네~"란 말씀을 하셨는데 같이 오신 분이 한마디 합니다.
"말이 통하나?"

이 말에 순간 멈칫하시더니 저에게 그러십니다.

"뭐라 하면 되오? 아니다 나도 배웠으니 내가 해봐야지"
이러시곤 외국인 울렁증(?) 없는 거침없는 행동들이 이어지십니다.

그 외국분 옆으로 가시더니 양손을 막 흔드십니다. 
사진을 찍던 외국분 무슨일인가 싶어 쳐다보게 되었고...
그 어르신은 이내 손가락을 카메라 셧터 누르는 동작과 함께 손가락으로 엑스표시를 그리시더군요.

외국분이 자신의 카메라에 문제가 있나 싶어 카메라를 들어보이는 동작을 하고...

어르신 다시한번 사진찍는 모습을 흉내내더니 "노~"라는 표현을 하십니다.
이렇게 하시고 나니 사진기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의사가 전달된듯 한데...
왜 안되나 싶은 표정을 짓고 있는 외국분의 모습.

그 어르신은 빙그레 웃으시며 외국분의 손을 잡더니 몇 걸음 옆에 있는 사진촬영금지 푯말앞으로 가시더군요.
외국분 사태파악이 되었는지 쏘리~란 표현을 하고 그 어르신은 아이들이 하는 배꼽인사를하며 땡큐!를 연발하시면서 상황이 종료되더군요.ㅎ

노~와 땡큐~ 단 두마디와 적절한 보디랭귀지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는 현장이었는데... 
일행분들에게 다가와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하시는 말씀이 더 재미있으시더군요.

"저 사람 고등교육은 받은것 같소, 다 알아듣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