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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어두운 화단에서 보이던 빨간우산의 정체

by 티런 2012. 8. 1.




저녁 무렵 처갓집에 도착한 저.
장인 장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시골내음을 만끽하기위해 마당으로 나서 봅니다.




역시...머리까지 개운해지는 시골의 공기.
너무 좋습니다. 나중엔 정말 시골에 내려와 살고 싶단 생각이 들때 쯤 제 시선에 들어오는것이 있었으니...

조그만 텃밭으로 쓰이기도 하는 화단속에서 보이는 빨간 우산.
누군가 있는것 같습니다. 

대문이 열려있으니 누군가 들어온걸까...???
해가 졌는데 왜 저걸 쓰고 어두운 화단에? 
그런데...왜 하필 빨간우산을 쓰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나면서 갑자기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순간, 제 입에서 자동으로 이런 말이...

"...누구세요?"

그런데...
대답이 없습니다.ㅠㅠ;;

뭐... 생각할것도 없습니다.
무서움에 그냥 바람같이 튀어서 거실로.


장인,장모님 모두 놀라십니다.
왜 그러냐며...
방금느낀 오싹한 상황을 이야길 해보았는데...
장인,장모님 첨엔 웃기만 하시더니 이런 말씀을.

"더위에 기가 약해졌나보네...사위 큰일났네"

"네?"

"내일 확인해봐~ 암것도 아니야"

궁금했지만 다른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었고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다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마당에 나가니 다시 그 자리에 서 있는 빨간우산이 보입니다.


살금살금 들어가 보니...
빨간우산과 밑에 비료포대같은게...

옆 수돗가에 계시던 장모님, 그 포대는 앉는 자리라고 하시면서 웃으십니다.

"앉는 자리요? 뭐하실려고???"


뭘 끓일때 햇볕을 피하기 위해 우산 걸어놓고 밑엔 비료포대를 놔두셨다고 하더군요.
우산은 햇볕을 피하는 용도 비료포대는 앉는 용도.ㅋ


다 파악하고 용도까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마당에 나갈때 마다 무의식중에 빨간우산을 보면 전날밤이 생각나 화들짝.

왜 하필 빨간우산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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