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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아내가 깎아주는 머리, 조금 엉성해도 만족스럽다

by 티런 2012. 9. 19.




제 머린 곱슬에 숱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머리를 조금 기르고 다닌 바, 다듬는다는 명분 아래 미용실을 자주 다니게 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제안을 합니다.

"내가 다듬어 줄까?"

응?? ....^^;;



아내에게 머리를 맡기기로 하고 장비를 구입하다 

불안함맘은 있었지만 손재주가 있고 눈썰미가 있는 아내란 걸 알기에 거부를 하지않고 마트로 향해 봅니다.
마트엔 왜? 종이 자르는 가위나 식가위론 좀 불편하겠죠?
숱가위까지 고르는 아내의 모습에서 비장함을 느껴봅니다.

이거 강아쥐들 숱 치는 가위 아닌감?

"걍...다 똑같을 것 같아~"
...


인터넷을 보고 속성 공부를 하는 모습

집에 와서 인터넷을 보며 저랑 비슷한 머리 다듬는 기술을 1시간 동안 연마하고 가위를 집어 듭니다.

응? 하루 더 공부하고 시술하지?
"아냐...필 올라왔을때 해야해.나 지금 필 충만"
ㅡ..ㅡ;;

쓱~쓱...
귀 몇번 가위로 꼬집어 주며 삼십여분의 사투 끝에 다듬기 끝.

이상합니다~라고 했더니 머리를 뒤로 넘겨줍니다.
"곱슬이라 티안나"

그런데,정말 티안나나 봅니다.
아무도 제 머리에 대해 이야길 하지 않습니다.
뭐...관심이 없는것일수도...


몇번 하더니 자신감 충만. 다듬기보단 자르기에 욕심을.

"머리가 너무 긴데 좀 자를까?"
에이..힘들텐데?
"내가 이 기회 아니면 누구한테 해보겠어? 함 해보고 이상하면 스포츠머리로 하고 와~미용실가서~"

그날은 이상하게 옆 머리가 뜬다며 오른쪽 왼쪽을 왕복.
결국 이상합니다라고 했더니 강력 젤로 붙이기신공 마무리를.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날 만난 형한테 젊어보인다는 이야길 들음.


흥미 붙인 아내, 미용실가면 머리깎는 모습을 분석

파마하러 미용실가면 잡지책 보기보단 옆에 남성분들 머리 자르는 것 곁눈질.
나름 서당개 노하우가 생긴듯함.

"이번엔 그저께 미용실에서 본 기술로 함 해보자"
오~~~ 그런데, 돈 주고 깎은 느낌이 살짝 들기 시작함.긍정적인 현상에 만족.


어제는 가위까지 돌림

이렇게 지낸지 5년차.
어제는 가위까지 돌리는데 얼굴로 날라올까봐 살짝 불안했음.

처음 시도하던 때와 비교하면 같은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전문적으로 배운분들과는 차이가 있음. 그래도 아내가 흥미있어하고 제 머리가 곱슬이라 그리 티가 안나니 저도 싫은것 없음.



혹, 귀찮지는 않냐고 물어보니...

머리깎을때 제 표정이 귀엽다(?)고 함.
뭐..제 눈에 안경이란 표현이 딱이겠지만 머리카락 들어가지 않을려고 눈 감고 있는 모습이 순진해 보인다는 이야길.
평소엔 순진함이 결여된 표정이라고....^^;;   

여튼, 저도 아내가 잘라줄때 전해지는 느낌이 좋으니 큰 실수하기 전까진 지속될듯.
그래도 한번씩 미용실 앞을 지날때 전문가의 손길이 생각나 들어가고픈 생각이 한번씩 들때도 있지만, 자신이 만든 작품은 몇년이 지나도 알아본다는 아내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서운해 할까봐 그만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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