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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추석 장을 볼 때 싸우시는 부모님

by 티런 2009. 10. 1.


본가 바로 옆에 살고 있으니
연로하신 부모님의 추석준비를 같이 해드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부터 즐거운 명절준비를 참 기쁘게 해왔는데..
작년부터인가...
장만 보러가시면 두분이 싸우셔서 곤란한적이 많터군요.

명절음식을 알맞게 하자는 아버님과 
지금 구입하는양이 맞는거다는 어머님의 의견충돌 때문입니다.


올해도 저번주부터 3번정도 마트와 재래시장을 같이 다녔는데
어김 없으십니다.

어머님은 큰며느리로 살아오신 세월이 많으셔서 손이 아주 크십니다.
가족들 먹을것,친척들 돌아가실때 나눠드릴것 등등..

계산을 할때 액수를 보곤..
한번은 마트직원분들이 놀라기도 하더군요.


아버님은 명절장을 볼때면 어머님의 이런 성향을 잘 아시기에
항상 따라가십니다.

"에구 쯧쯧.."
아버님이 이런 말씀을 뒤에서 계속 하시니...
어머님은 못마땅하시고...

이런 몇번의 신경전이 있은후엔
항상 사람 많은곳에서도 말싸움이 일어납니다.

중간에서 난처한 며느리가 말리기도 하지만...
제가 아버님을 모시고 먼저 밖으로 나가는게 해결책이더군요.

두분이 왜그러시는지...한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아버님의 말씀인즉...

친척분들이나 동생들이 다들 멀리있고 각 집안마다 손자손녀가 생기니  명절이라고  큰집에 많이 오지 않는데도
옛날 그대로 음식을 장만할려고 하니..돈은 돈대로 많이들고 음식은 남는것 같아서 그런다.

VS 

어머님의 말씀은..

조상 잘 모셔야 아들 손자 잘 되는길인데...
줄일걸 줄여야지...내 손으로는 못줄인다.


이런 생각이십니다.

이 두분의 말씀을 듣고나면
먹을만큼만 해서 제사지내고 먹자는 아버님의 의견이 논리에 맞고 합리적입니다.
하지만...어머님의 그런 모습을 무시할수 없을 것 같더군요.

이제 나이들어서...
남은건 자식들 잘되는거 보는건데...

혹시,조상님과 자식에게 누가 될까봐...
예전에 하던 관습을 깨지 못하는 어머님의 마음을 읽을수가 있더군요.


지난 구정때 남은 음식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아내에게 물어보니...
제사상에 안올린 음식들중 남은것은 동네경로당에 드리는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 사실도 "ooo호에 며느리지?" 라는
어느 할머니의 물음에서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아버님은 이 사실을 모르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느 한쪽편을 들지도 못하고...
항상 명절준비를 할때면 부모님의 트러블을 지켜만 보게되더군요.

워낙 어머님의 생각이 완고하시니...
이 문제는 당분간 해결책이 없이 명절때마다 반복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