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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어머니를 당황하게했던 이웃집택배상자

by 티런 2010. 4. 26.



아침시간... 어머님한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딴 이야기가 아니고...앞집 택배를 며칠전에 받았는데...시골에서 보낸것 같아.안에 과일같은게 든거 같거든..."
"이거 계속 놔두면 상할텐데...주말에 니가 왔으면 물어볼라고 했는데...ㅠㅠ"
"어떻게 해야하니?"


"내용물이 정확히 뭔데요?"
"모르겠어..냄새가 나긴하는데...좀 심해지네.."

"앞집분들 안계세요?"
"응.. 아버지가 그러는데..며칠째 차도 안보이고... 안들어오는것 같다고 하네"

"받는사람 전화번호 적혀있자너요. 전화 한번 해보세요"
"전화번호가 집 전화인것 같아..."

"근데,앞집 택배를 왜 받으셨나요? 그분들 잘 모르시자너요"

"며칠전에 나가는길에 택배 배달온 아저씨가 사람 없다고 난처해 하길래...받아주었지..."

"앞집분에게 직접 부탁받으신건 아니구요?"
"응 본지 오래됬어...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인데..."

순간,어떻게 해야하는지 저도 판단이 안서던군요.
어떤분들인지도 잘 모르고 나중에 골치아픈 상황도 발생할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관리사무소에 연락하시는게 나을것 같다고 말씀 드려봅니다.

"이래...저래... 택배를 대신 받아두고 있는데 연락이 안된다.
거기 입주자 카드에 혹시 핸폰 연락처 있으면 전화좀 해달라.상할것 같은 택배가 와 있다고..."

"그게 나을것 같다.전화 한번 해봐야겠네.끊는다~"


잠시후, 외국에 놀러가서 그렇다고..자기 본가에서 보낸 과일과 채소라고 했다고 합니다.
근데,택배 오는걸 까먹고 외국엘 가버렸다고...
뭐 이런 사유로 할머니,할아버지 그냥 드시라고 하는 연락을 받으셨다고 하더군요.


여튼 잘 해결된것 같네요.뭐가 들었는데요~라고 물으니...정색을 하십니다.

"내게 온것도 아닌데 왜 먹니... 좀 찜찜하기도 해서 안먹겠다고 했어...
조금 있다가 관리사무소에서 가져 가겠다고 하더라"

잘 모르시는분들이니 그냥 먹기엔 맘에 많이 걸리시나 봅니다.


근데,상황을 이야기 하시는것 보니 며칠동안 노인분들,,,,마음고생이 심하셨나봅니다.

문소리 같은거라도 나면 현관문 열고 쳐다보고...
혹,주차장에 차가 들어왔나싶어 주차된차들도 유심히보고...상하기전에 줄려고 외출도 잘 안하시고...


별수롭지 않은 일이라 생각할수도있지만
이것저것 세상 돌아가는게 자신들의 판단으로 이해할수 없는 세상이기에...
혹시,혹시,이런 맘으로 며칠동안 맘고생을 하신것 같습니다.

이젠 속이 시원하다는 표현까지 하십니다.


"담부턴 직접 부탁 받은거 아니면 택배 같은것 인정으로 대신 받아주지 마세요~"
"지금처럼 변하는거나 혹,귀중품일수도 있구요...괜시리 마음고생만 심하게 하셨자너요~"
"정작 받을 사람들은 무신경하게 느끼는것 같고..."라고 말씀드렸더니...
앞으론 니말 대로 해야겠다고 하십니다.


예전처럼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이웃 문화가 아닌, 요즘의 아파트 이웃 문화속에서...
늙으신 부모님께 이런 '행동지침'을 내려드릴수 밖에 없는것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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