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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탁! 머리맞고 대청소한 사연

by 티런 2010. 5. 22.



석가탄신일 오전.
가까운 사찰에 들렀다가, 붐비는 인파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내는 거실에서 TV를...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블로그에 방문하신분들의 답글을 달고 있었는데...
갑자기 탁~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뒤통수를 강타하더군요.

아내가 장난을 치는지 알았지만,
뒤돌아 보니...아내는 보이지 않습니다.

무의식중에 뒷머리를 맞으니 뒷머리가 멍하고 가슴이 콩닥콩닥합니다



뭘까?하며 의자 뒤 바닥을 보니 이런게... 
아무리 봐도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이리 저리 돌려봐도 도통 감이 안잡히고...

비명소리에 달려온 아내에게 진짜~안던졌냐고 물었더니 정색을 합니다.
자기는 이렇게 쉽게 잡힐일은 도모하지 않는다고....ㅡ..ㅡ

일단,피해자의 진술을 들은 아내의 CSI적 분석을 들어보니...
이 집안에 던진 사람은 없으니...누가 던진건 아니라는 대단한 판단(?)을 내리더군요.

일단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단서가 될만한 것을 살펴봅니다.



천장을 바라봐도 답이 안나오고...



비슷한 색이 있는 행거의 이음 부분을 봐도 부러진곳이 없습니다.




책장위에 어수선하게 쌓여있는 물건들인가 싶어 살펴보았으면...
여기서도 발견할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정말 궁금해집니다.
방에 사람이라곤 저하나.

전 키보드를 치며 앉아있었는데, 제 뒷머리로 정확히 날라든 그 프라스틱 조각.
누가 던진것도 아니고...정말 미스테리 합니다.



궁금해서 방안을 돌아다니는데 발바닥에 찔리는 또 다른 이물질 발견!
살펴보니... 제 머리를 강타한 그것과 같은 재질인것 같습니다.

맞고나서 시간이 흐르니 원인분석은 포기상태에 이릅니다.그냥 거실로 향해서 TV시청... 
하지만,자신이 용의자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맘에 걸린 아내는 방안을 계속 살펴보는것 같더군요.

잠시후..."찾았다~" 라고 소리치는 아내의 목소리...




궁금한 맘에 방으로 달려가서 보니 '바지걸이'입니다.



부서진 한쪽 집게가 사건의 참혹함을 말해주는것 같습니다.
이게 부서지면서 파편이 컴퓨터를 하고있던 제 뒷머리를 아주 정확하게 탁!하고 때렸다는 결론.
거의 일등사수의 실력인것 같습니다.

그럼,이게 왜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부셔졌을까?
여러가지 추측을 해보았는데 원인은 세가지로 압축되더군요.

1. 불량품
2. 오래되어 버릴때가 됨.
3. 계절 지났는데 옷정리안하고 촘촘히 꽂아놓은 바지들 사이에서 이 집게들이 서로 부비부비를 하다 무리가 ...



원인을 알게 되니 속은 시원한데...
이게 이렇게 혼자 튈수 있다면, 옆에 무방비로 있는 사람들의 얼굴로 향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 튀통수에 정확히 맞은걸 생각하면 확율이 없는건 아닌것 같습니다.

여튼,나름대로 파악한 3가지 원인중 지금 할수 있는일은 ...
아주 산만하기 짝이 없게 걸린 옷들을 잘 분류 정리하여 버릴건 버리고 계절 지난옷들은 다른곳으로 옮겨서
옷걸이,바지걸이들의 간격을 넓혀주는것과 불량 바지걸이들을 퇴출시키는것 밖에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옷정리,어지러운 책장정리,행거등에 붙어 있는 먼지 등등...
때아닌 봄맞이 대청소를 하게 되었던 휴일 오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