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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의심으로 바라보았던 어머님의 이벤트 당첨

by 티런 2010. 8. 26.



요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좋아했었는데,
결국 판매자의 상술이나 사기의 일종인걸 알고 맘이 상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저도 몇번 그런 전화나 메일을 받곤 혹???하는 생각에 응대한적이 있었는데 개인정보나 어떤 명목의 결제를 요구하는 순간,
아~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에 정신을 차리게 되더군요.

젊은 사람도 잠시 나마 그리 휘둘리게 되니...
가장 먼저 걱정되는 연로하신 부모님에게는 특별히 주의를 환기시켜 드리곤 합니다.

그런데,변화무쌍하게 업그레이드 되는 이런 상술이나 사기를 설명해드리면 흥미롭게 들으시다가도 말미에 꼭 이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예전에는 당첨된것 맞더만?
에이...그건 응모하셔서 그렇게 된것인데...
너가 첨엔 의심했자너?ㅎㅎ
그게 아니라 요즘엔 돌다리도 두들기고...ㅠㅠ;;


뭐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되곤 합니다.

예전에는 맞더만~ 이게 무슨 이야기 일까요? 그때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오후시간 핸드폰으로 어머님의 전화벨소리가 울립니다.

"아들! 나 해외여행권 당첨되었다"
이때도 이런 이벤트당첨 전화들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었던 터라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여행상품이요? 요즘,그런 전화 믿으시면 안되는데..."
"혹 제세공과금 내라고 하지 않턴가요?"
"응 뭔지 모르지만 돈을 조금 내야한다고 하던데..."
"혹,카드번호같은거 불러주셨나요?
"아니... 내라는 돈은 며칠 뒤에 낼라고..."

"헙.자세한 이야긴 저녁에 집에 들러서 들을께요"
"다시 연락오면 제 전화번호 가르쳐 주고 아들과 통화하라고 말씀하세요"

저녁시간 본가에 들러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무턱대고 당첨전화가 온게 아니더군요.
친구분들과 백화점에 가셨다가 이벤트 응모해서 당첨되면 해외여행을 보내준다는 이야기에 바로 응모하셨고...
보름쯤 지난 그날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어디 백화점인데요?"
"000백화점"

"그래도 혹,모르니 확인을 좀 해봐야할것 같은데요?"
"제가 홈페이지가서 이벤트발표가 있나 확인해 볼께요"


잠시후,백화점 홈페이지에 가보니 해당 이벤트 알림공지는 있는데 이상하게 발표된 당첨자명단이 없습니다.

"이상한데요? 보통 공지에 올라오는데..."
이리 말씀드리고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니...어머님, 머리가 아프신가봅니다.

"됐다...당첨이고 뭐고 머리만 아프다. 없던걸로 하자"


이러시면서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시더군요.
전화까지 받고 확실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것 저것 확인해 볼려는 제 모습을 보곤 맘이 좀 상하신것 같습니다.

마침,외출했다 돌아오신 아버님도 그런거 믿지마~난 핸폰에 모르는 번호 찍히면 바로 꺼버려~
뭐 이렇게 어머님께..ㅠㅠ

그때 시간이 저녁 8시가 넘었는데,백화점은 늦게 까지 근무할것 같은 생각이 들어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이벤트 당담자를 바꿔달라고 했고 다행히 통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양해를 구하고,이런이런 전화를 받았는데 맞느냐고 물으니 맞다고 하시더군요.
어머님 성함이 어떻게 되냐...하시며 다시 확인을 해주시더군요.

2인 중국여행권이고 제세공과금을 입금하면 된다고 합니다.
옵션이나 선택관광은 일절 없게 여행사측과 이야기가 되었고, 당첨자 공지는 내일 올릴 예정이라고 덧붙이시더군요.

전화를 끊고 나니 괜시리 어머니의 판단력을 의심한것 같아 죄송스런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세태 때문에 걱정스런 맘으로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보니,어머님의 판단을 배려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결국, 부모님은 백화점 이벤트로 당첨된 이 중국여행을 재밌게 잘 다녀오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아직도 어머님은 제가 걱정스러운 맘에 알려드리는 사기나 이벤트사칭 이야길 들으시면 장난스럽게 이렇게 마무리를 하십니다 ^^;;

나) 어머니 요즘은 이렇게 사기 전화가 온데요 절대 믿지 마세요.
어머니) 저번엔 맞더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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