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과 오붓하게 곤드레밥을 만들어 먹은 날.
몇시간 개어었던 하늘이 또 다시 비를 뿌리기 시작 하더군요.
요즘 비는 참 변덕이 참...ㅠㅠ

제 핸드폰으로 아내가 좀 더 있다갈께~란 전화가..
아버님 핸드폰으론 어머님이 좀 더 있다갈께~란 전화가...

크...뭔가 기분이 좀 묘합니다.
이렇게 아버님과 저 둘이 남겨진 상태는 좀 처럼 없었다는....ㅎㅎ

TV를 보며 생각해 보니 아버님과 둘이서만 있었던 시간들이 언제였는지 참 멀게만 느껴집니다.
옆 모습을 잠시 봤는데 참 많이 늙으셨습니다.
몇해전 크게 아프신 이후엔 살도 많이 빠지셨으니 더 더욱 그리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평소에 약주를 잘 안하시고 제가 본가에 들릴때만 반주로 한두잔 정도 하시는데...
비가 내리니 소주 한잔이 생각나시나봅니다.

"소주있나?"
"소주 드시게요?"
"한잔묵자~" 



약주를 드신다면 안주를 뭐라도 후딱 하나 만들어 볼 시간입니다.
요즘 안주만들기는 습관(?)이 된 관계로 1000원주고 산 도토리묵을 아이템 삼아 또 도마를 두들기기 시작했습니다.

"뭘 또 만들어? 그냥 아까 밑반찬하고 먹으면되지"
"10분만 기다리세요~옹~"



냉장고에 있던 파프리카를 썰고 양파와 파도 후딱 손질해둡니다.



도토리묵도 먹기좋게 썰어서 같이 넣고...



상추를 손으로 쫙쫙~ 찢어 놓고 밑반찬용으로 애용하는 맛김도 가위로 싹둑 싹둑~



진간장,소금,다진마늘,고추가루,파,참기름,깨등을 넣고 양념장 후딱 만들어 위생장갑끼고 쓱쓱 비비고 나니
어느새 옆에 오신 아버님이 한마디 하시더군요.

"뭔 손이 이리 빨라?"
"아~제가 요즘...좀...합니다"
"응 ???"



상추를 그릇에 먼저 깔고...



요래 먹음직스런 도토리묵을 올려 두고 나니, 뭐 산사앞에서 파는 도토리묵과 사촌정도는 되는것 같습니다.



먹음직스럽게 젓가락으로 집어서 사진 한장 남길려고 했는데...고난이도네요.
숟가락으로 펏습니다.



한잔,두잔, 근래에 없었던 아버님과 저의 둘만의 술자리는 도토리묵을 사이에 두고 아내가 올때까지 이어졌답니다.

나중에 아내가 운전하고 집에 모셔다 드리는데,
헙...취하셨나봅니다. 그 짧은 거리인데 잠시 숙면을....ㅠㅠ

남자들 끼리 낙오(?)되어 6시간정도 아버님과 같이 보낸시간이 이렇게 끝맺음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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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티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