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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두할머님의 대화에 웃음 머금게 된 사연

by 티런 2010. 11. 24.



어제 오후,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할머님이 걸어오시면서 제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님에게 아는체를 하십니다.

벌써 나온겨?
응..

이런 대화가 몇마디 이어지더니...
나중에 오신 할머니가 핸드폰을 꺼내십니다.

싫다고 하는데도 며늘아기가 델꼬가서...

이말을 들으신 할머니 핸드폰을 힐끔 쳐다보시더니...
왜 전에 껀 고장났어?란 시큰둥한 대답을 하십니다.

아니...싫다고 하는데도 나이들면 좋은거 써야한다고...

...(조금 샘이 나신표정으로 말이 없으시더니)
그게 요즘 그 뭐냐... 맛트폰인감?

아녀 무신 마트에서 사...
백화점가서 바꾼겨...


그게 아니고....요즘 그 비싸게 파는 전화기.우리 00이 보니 그걸로 바꿨더만... (손주이름인것 같습니다)
이야길 들어보니 맛트폰이란게 스마트폰을 지칭하시는것 같더군요.^^;;


이 바꾼 전화기가 버튼도 큼지막한게...

늦게 오신 할머님의 자랑이 계속 이어지니
듣고 계시던 할머님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나도 며느리가 따땃하게 입으라고 이 오리털사줬네~

헌데,전화기 자랑하시는 할머니는 상대편 할머니의 이야길 듣지도 않으십니다.
이 버튼이 얼마나 큰가하면,자네 예전부터 쓰던 전화기줘봐~

전화기는 뭐할라고...전화만 되면 되제.오리털은 하나 구입했나? 올핸 춥다는데
겨울에 전화기 바꾸면 따뜻한가?


이렇게 서로 엇갈리는 대화가 계속 오고갑니다.
이미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계시던 분들은 이 재미있는 대화에 푹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잠시후 핸드폰 바꾸신 할머니가 먼저 도착한 버스를 타고 떠나시더군요.

남으신 오리털할머님,시큰둥한 말투로 잘가~ 그러시곤...
돌아서시면서 한말씀 하시더군요.

전화기 바꾸고 버스도 빨리오고
늙은이 복터졌네 복터졌어.


이말을 들은 옆에 계신 아주머니들.

할머니 오리털잠바가 따뜻하니 더 좋은것 같은데요~이러면서 웃으시더군요.
저도 웃음이....^^
할머님도 그래요? 라고 대답을 하시더니 멋적으신지 크게 웃으십니다.

자식자랑,손주자랑 하시는 재미로 사신다는 할머님들.
조금 미숙해 보이는 자랑 스킬(?)로 밀고 땅기기를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난 오후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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