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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고속터미널에 가면 생각나는 것들

by 티런 2011. 2. 1.



명절때가 되면 귀성이란 단어와 함께 생각나는 고속터미널입니다.
표를 예매한다거나 일찍 귀향을 위해 들른것은 아니고... 
지하에 형성된 의류상가에서 저렴한 몇가지 옷을 구입할려고 지난 일요일에 들러봤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이란 곳은 저에게 여러가지 생각들을 살아나게 합니다.
이날도 그냥 훌쩍 떠나고픈 맘이 우선 들면서 지난 시절 고속터미널,버스에 관련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어릴적 엄마손잡고...


아주 어릴적, 친가나 외가를 갈때 어머님이 손잡고 다녔던 터미널.
그시절엔 할머니댁에 가는것도 좋았지만, 큰 고속버스를 탈수 있다는 것과 버스 타기전 바로 앞 매점에서 어머니가 사주시던 바나나우유,오징어...이런것에 많이 이끌렸던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한동안은 혼자 고속버스 탈땐, 이 두가지 먹거리는 꼭 사서 먹는 버릇이 생긴게 그때의 느낌이 살아나서 그랬던것 같습니다.이젠,어머님과 고속버스를 타고 어머니품에 기대어 잠들던 그런 시절은 다시 오지 않겠죠^^ 


 중학생시절...


좀 당돌했을까요?
중3때 방학, 그동안 모아두었던 용돈을 가지고 편지한장 써 책상에 올려두고 찾아간곳이 할머니댁입니다.
말하고 가면 될텐데...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때 터미널에 들러 혼자 다녔던 동선이 기억납니다.
어머니님과 함께 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시내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에 도착해서 매점에 들러 간식을 사고 화장실에도 들러보고
5시간은 족히 걸리는 할머니댁에 갔었습니다.
결국 할머니에게도 많이 혼나긴 했습니다만, 당돌하게 혼자서 해보고 싶었던게 많았던 시절이었나봅니다.이러면 안되겠죠^^;;


 대학시절...


방학때면 친구들과 여행 다녔던 기억.
주로 친구들의 집이 있는 지방 소도시들이었는데...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고속버스를 기다리던 그때의 느낌도 참 좋습니다.
이 시절엔 꼭 경제신문을 한장 사서 버스를 탓습니다.스포츠신문 보라며 친구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경제신문 한장 사서 버스에 타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멋져 보여서 괜시리 따라해 보고 싶었나봅니다.^^


 사회인이 되어 출장길


이 시절의 터미널과 고속버스는 잠으로 상징됩니다.
항상 잠이 모자르니 대합실에서도 꾸벅 꾸벅...
버스타고도 목적지까지 원스톱으로 Z~z~ 휴게소 패스는 기본이었습니다.
나름 출장을 즐겼던 이유는 이런 편안한(?)분위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연애시절


결혼하기전 몇해동안 장거리 연애를 했던 저인지라...
고속버스를 참 많이 애용했습니다.마일리지 제도가 없는게 원망스러울 정도였으니....^^;; 
터미널에서의 만나고 헤어질때의 애절함, 작별하고 돌아 오는 길에 드는 그리움...
그 느낌들이 모이고 모여 노총각이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요즘은...


터미널에 들린 이날의 느낌도 그랬습니다.
따뜻한 햇볕 쏟아지는 오후,비교적 한산한 터미널 승강장에 앉아 떠날 여행지행 버스를 기다리고 싶은 마음.
잠시나마 일탈을 꿈꿀수 있는 장소, 그곳이 바로 고속터미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 먼 여정이 없는 올해 구정인것 같습니다. 
고향가시는분들도 많고 여행가시는분들도 많다고 하던데...
안전하고 즐거운 구정 되셨으면 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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