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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친구가 멸치를 안먹었던 이유

by 티런 2011. 2. 18.




친구녀석들과 시내 음식점에 모여 식사를 하는데 국에서 조그만 멸치 한마리가 보입니다.

어 이거 보니 생각나는게 있는데!
뭔데? 뭔데?
궁금해 하는 친구들중 한녀석을 지목했습니다.

나) 너 멸치 요즘은 먹냐?
친구) 응? 멸치 안먹는 사람이 어딨어~ 나 아니야~
나) 벌써 잊었냐?
이렇게 해서 옛날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학창시절, 집에서 보내준 하숙집 방값을 그 분주했던 연애사업에 날려먹은 이 친구는 패잔병처럼 제 자취방에 보금자리를 텃습니다.그 시절 자취생의 생활환경이란게 누추했지만 특히,먹거리는 더욱 심했던 상황이었는데...
이 친구,하숙생으로 다져진 고급스런 입맛을 쉽게 꺽질 못하더군요.

그래도 매에는 장사없다고, 몇개월이 지나니...
동원양반김 하나에 김치 몇조각의 반찬으로 때우는 조촐한 식사시간을 기다리기까지 합니다.

그런데,어쩐일인지 한번씩 만들어 먹는 계란후라이는 입에 대질 않습니다.
나) 왜 안먹어?
친구) 응...어릴때 키우던 병아리가 생각나서...
나) 그럼 그 이후에 쭉~안먹었니?
친구) 아니... 먹었다가 또 생각나면 몇년 안먹고...그래.

저도 음식가리는게 조금 있는 편이라 이해를 못해줄 상황은 아닌것 같아 크게 웃고 넘겼는데...
얼마후,학교앞 백반집에서 멸치사건이 터졌습니다.


학교앞 백반집이란게 반찬이 그리 많지 않으니 오늘은 국이 뭘까? 반찬이 뭘까?
이런 기대감으로 찾아가던 곳인데, 그날 따라 국에는 손을 대질 않는 친구의 모습.

나) 국 안먹냐?
친구) 너 먹을래?
이러면서 제 국에다 자기의 국을 부어버립니다.

나) 왜 안먹고 다 부어주고 그래...

친구) 응...
그게 말이야....
멸치랑 눈이 마주쳤엇!

국을 보니 듬성듬성 조그만 아주 조그만 멸치가 들어있습니다.
나) 이 조그만게 니 눈이 보여?
친구) 응 그러니 더 못먹겠네.

이렇게 해서 너 군대 어떻게 갈래? 밥맛없다! 등등...
이 친구의 식습관을 안겪어본 친구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사건입니다.
오랫만에 이 이야길 꺼내니 친구녀석도 아주 크게 웃음짓더군요.
그런데,멸치에 대해 이야기 할것이 하나 더 있는 눈치입니다.

친구) 생각난다~요즘은 후라이도 멸치도 잘먹어~그런데,우리 아들래미가....
나) 응? 왜? 유치원 다니는 00이도 음식 가리니?

어느날 멸치 손질하고 있던 엄마에게 그러더래.
꼬리 떼고, 눈 떼고 만들어 달라고....

순간 이해를 못하는 주위 분위기....
잠시후,동시에 탄성이 울려 퍼집니다.

조그만 멸치의 눈을.... 햐~~.......ㅠㅠ
정말 부전자전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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