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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하루종일 마우스 끌고 다니신다는 아버님,왜?

by 티런 2011. 3. 5.




휴일날 본가에 들리기위해 부모님의 스케줄도 체크 할겸 안부 전화를 드렸습니다.

" 뭐하세요? 토요일날 집에 계시죠?"
" 뭐하긴...아버지는 아침부터 마우스 질질 끌고 다니시고 나는 구경하고 있다~"


타자기 시대에 정년퇴직을 하신 아버님,어머님이 재밌게 온라인 고스톱을 치셔도 눈길 한번 주지 않으시는 분이신데 무슨 연유로 컴퓨터 마우스를 끌고 다니실까? 의문이 증폭되더군요.

" 네??? 마우스를 왜 끌고 다니신데요?"
" 거 뭐냐... 저번에 니가 그거 가르쳐주고 간 이후부터 뭐가 그리 재밌는지 마우스 끌으신다.덕분에 내 고스톱 접을 지경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얼마전에 본가에 갔었을때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옆에서 부모님끼리 티격태격 하시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어디다 뒀어?연락해야 하는데...?
난 안치웠어요.

이야길 들어보니 찾고 계신게, 고향에 있는 한 건강원 전화번호인것 같습니다.
메모를 해놓으셨는데,찾지 못하는 상황인가 봅니다.
상호중에 한글자가 헷갈리시니 그 지역 114에 물어봐도 엉뚱한 곳으로 연결이 되나 보더군요.

이쯤되니 아내도 신경이 쓰였는지 해결방안을 고민 했나봅니다.
저의 옆구리를 찌르며 저에게 로드뷰~라고 하더군요.

"아~ 맞다! 아버지 어디에 있는 건강원인데요?"
"00역앞..."

고향에 있는 조그만 기차역 바로앞이란 정보만 주십니다.
그 지역도 로드뷰가 될까?란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컴퓨터를 켜고 다음 로드뷰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해당 역으로 이동해서....



바로 반대 방향을 보니.....
건강원이 보입니다. 확대해서 보니 전화번호도 선명하게 나타나더군요.


"아부지~~~~여기 맞나요?"
"어~~~여기다~그런데 컴터안에 이런게 다 있네...가만 전화번호가....."

이렇게 해서 통화에 성공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는 쾌거를~!!ㅎㅎ


통화를 끝내신 아버님.
그 로드뷰가 참 신기하셨나 봅니다.


컴퓨터에 이렇게 상세하게 다 나타나냐고 하시면서...
옆으로 쭉 이동해서 고향 동네 한바퀴 돌아보라고 하십니다.

쭉 마우스질을 열심히 해서 고향 동네를 한바퀴 운전(?)을 해드렸더니....
이거 어렵냐?라고 물으시며 어떻게 하는건지 물어보시더군요.

갑자기 난감해 지는 머리.
그래도 컴퓨터를 켜고 끌줄 하시고 예상치못한 팝업창만 없으면 온라인 고스톱을 즐기시는 어머님의 도움이 있어야 할것 같아 두분을 앞에 모셔놓고 로드뷰 열강을 펼쳐드렸습니다.

그때부터 컴퓨터 앞에 앚으셔서 마우스질에 대한 의견 차이로 또 티격태격~ㅠㅠ
그런 모습을 연출하지만 표정을 보니 너무 재밌어 하시는것 같더군요.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아버님이 집에서 취미로 하시는 서예는 안하시고 이 로드뷰를 가지고 여행을 다니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온라인 고스톱을 잘 못하게 되신 어머님의 불만어린 표현이 바로 "아버지는 아침부터 마우스 질질 끌고 다니시고 있다~"였나 봅니다.




재미있어서 전화로 계속 이야길 들어보니...
고향동네 친구집 마다 다 들리시고....



예전에 살던 동네도 마실 다니시면서 여기 아직도 가게가 있네...이집은 허물었구먼....
여기가 작은애 다니던 학교지? 이런 추억속의 이야길 늘어 놓으신다고 하시더군요.

그러시다 전국 팔도 여행을 떠나실때도 있는데...



며칠전에는 이렇게 대관령 옛길을 지나....



경포대 횟집에 가서 회 한접시 드신 표정을 지으시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시고는...
담엔 어디로 갈까? 돈도 안드는데~이런 우스개 소리를 하시면서 마우스를 또 끌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무료한 시간들이 많으신 부모님이나 어르신분들에게 이 로드뷰를 보는 방법을 가르쳐드리면 아주 재밌어 하실것 같습니다. 생활속 필요한 정보도 얻으시면서 이렇게 전국여행도 떠나실수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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