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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생각해보니 보이스피싱을 당한적이 있었다

by 티런 2011. 3. 29.


며칠전에 아내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내용인즉, 사용하는 메신저에서 선배와 대화를 나누었는데,왠지 느낌이 이상하더랍니다.
결국, 금전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아내가 전화로 통화하지고 하니 살면서 들어보지도 못한 욕을 남기고 나가버렸다고 하더군요.
그 욕설로 인해 한동안 패닉상태가 되어버린 아내와 주고 받은 문자 내용중 하나입니다. 

나중에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이야기 하니 몹시 놀라더랍니다.
해킹당한것으로 상황상 정리가 되었는데, 몇시간이 흘렀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고 하더군요.

뭐,그런 놈들이 남기고 간 욕설에 의미를 두지 말라고 했지만, 남편인 저도 주먹이 불끈 쥐어쥐니 당사자는 얼마나 놀라고 분했을까 싶습니다.

저녁시간에 오전중에 있었던 일을 다시 이야기 하며 세상 참 무섭다는 이야길 합니다.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고 받다 보니 보이스피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더군요.

● 살면서 잘 피해다녔던 보이스피싱

저도 여러 패턴의 피싱전화를 받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중에 경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을 실제로 받은적이 있었는데,첨엔 정말 뭐에 홀린듯 이끌려 가게 되더군요.
나중에 가서 뭔가 미심쩍은 느낌이 들어 전화를 끊고 경찰청에 문의를 하니 바로 보이스 피싱입니다!라며 확인을 해주시더군요.
그때나 지금이나 많이 알려진 수법이라고 생각되지만 저같이 잠시라도 속는 사람들이 있으니 아직도 이 보이스피싱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는듯 보입니다.

이 야길 꺼내며, 그래도 한번도 속은적이 없으니..라고 했더니, 아내가 고개를 까우뚱합니다.

있는것 같은데?
에이~ 언제? 내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언젠가 들었던것 같은데?


● 제가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피해를 입었던 시기는,IMF시절이었습니다.

제가 고향이 부산이라는 이유로, 아주 어렵게 대할수 밖에 없었던 이사님과 부산 출장을 갔던적이 있습니다.
어릴적에 살았던터라 죄송스럽게 많은 도움을 못드렸지만, 그래도 귀엽게 봐주시는 이사님과 술을 거하게 한잔한후...
다음날 아침에 해운대 바닷가 포장마차에서 매운탕으로 해장을 하고 있었는데,제 핸드폰이 울리더군요.

00이지? 너 동문회에 왜 안나왔어?
누구신데요?
나..000선배라고 해.2년 선배야~예전에 몇번 술도 먹고 했는데...

잘 모르고 기억도 안나는 이름이었지만,이리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모른척하다 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싶은 맘에...
아~네...안녕하세요~로 응수한것이 큰 화(?)를 불러 일으켰던것 같습니다.

담에 꼭 나와서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자. 그런데,요즘 내가....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자신에게 떨어진 할당때문에 그러는데 모 주간 시사잡지를 일년동안 구독해 줄수 없냐는 이야기였습니다.
사회 생활을 알차게 하는데 이리저리 많이 도움이 될것 이라고 하면서 이야길 이어 나가더군요.

조금 얼떨떨하고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지만....
포장마차의 구조상 바로 옆에 앉아계신 이사님도 계시고 전날 마신 술의 술취도 남아 있고 하니 어설프게 승낙을 했던 기억입니다.
그후, 출장을 갔다와서 며칠동안 잊고 있었는데,얼마후 집으로 주간잡지와 지로용지가 날라오더군요.
그 순간 미심쩍은 생각에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한 동창들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 나에게 부탁을 한 사람,선배가 아니었다

"ㅎㅎ 어! 나도 구독했어.선배라고 하는데...어쩔수 없더라" 라고 하는 친구도 있고, "에이... 그거 아니야. 그말에 속았냐?"
라며 저의 순진함을 구박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속았다는 친구의 이야길 들어보니 각 학교마다 나오는 졸업앨범이나 동창회소식등의 정보를 가지고 책을 팔아먹기 위해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그 시절엔 졸업앨범을 보고 전화를 걸어 어학교재들을 팔던 전화가 유행했던 시절이라 성가신 맘을 가진 상태였는데도 자연스럽게 선배를 사칭하며 이야길 끌어가는 그 사람의 말솜씨에 바로 넘어간것 같습니다. 


● 결국,난 보이스피싱을 예전에 당했었다

생각해 보니 제 개인정보를 가지고 선배를 사칭해서 잡지 1년 구독을 시키는 수법이었으니 아내 말대로 보이스피싱이 맞는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그러고 보니 막연하게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새어나간 개인정보들로 인해 생긴줄 알았던 보이스피싱인데,그 역사는 좀 더 오래된것 같고 일찍이 저도 피해자였던것 같습니다.^^;;

이 이야길 떠올리며 제 허술했던 과거의 모습이 생각하면 할수록 웃긴지...아내가 웃습니다.
그 덕분에 메신저 피싱으로 인해 상했던 기분이 좀 나아졌나 봅니다.
자신은 아직 그런적이 없고, 남편은 속은 경력이 있으니 앞으로 정신바짝 차리고 살라며 충고까지 잊지않는 아내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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