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처갓집에 도착한 저.
장인 장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시골내음을 만끽하기위해 마당으로 나서 봅니다.
역시...머리까지 개운해지는 시골의 공기.
너무 좋습니다. 나중엔 정말 시골에 내려와 살고 싶단 생각이 들때 쯤 제 시선에 들어오는것이 있었으니...
조그만 텃밭으로 쓰이기도 하는 화단속에서 보이는 빨간 우산.
누군가 있는것 같습니다.
대문이 열려있으니 누군가 들어온걸까...???
해가 졌는데 왜 저걸 쓰고 어두운 화단에?
그런데...왜 하필 빨간우산을 쓰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나면서 갑자기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순간, 제 입에서 자동으로 이런 말이...
"누...누구세요?"
그런데...
대답이 없습니다.ㅠㅠ;;
뭐... 생각할것도 없습니다.
무서움에 그냥 바람같이 튀어서 거실로.
장인,장모님 모두 놀라십니다.
왜 그러냐며...
방금느낀 오싹한 상황을 이야길 해보았는데...
장인,장모님 첨엔 웃기만 하시더니 이런 말씀을.
"더위에 기가 약해졌나보네...사위 큰일났네"
"네?"
"내일 확인해봐~ 암것도 아니야"
궁금했지만 다른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었고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다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마당에 나가니 다시 그 자리에 서 있는 빨간우산이 보입니다.
살금살금 들어가 보니...
빨간우산과 밑에 비료포대같은게...
옆 수돗가에 계시던 장모님, 그 포대는 앉는 자리라고 하시면서 웃으십니다.
"앉는 자리요? 뭐하실려고???"
뭘 끓일때 햇볕을 피하기 위해 우산 걸어놓고 밑엔 비료포대를 놔두셨다고 하더군요.
우산은 햇볕을 피하는 용도 비료포대는 앉는 용도.ㅋ
다 파악하고 용도까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마당에 나갈때 마다 무의식중에 빨간우산을 보면 전날밤이 생각나 화들짝.
왜 하필 빨간우산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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