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담양행.
제가 사는집에서 출발한게 아니고 비교적 가깝다는 처갓집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헌데, 이런 나들이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있는데...
장인어른께서 차타고 멀리가는것과 사람많은곳을 싫어하십니다.
장인어른을 향한 아내의 설득은 이랬습니다.
담양이 대도시도 아니고 아무리 사람이 많타고 한들 아빠가 생각하는 그런정도는 아닐꺼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타고 한시간만 가면된다!
이렇게 해서 길을 나섰는데...
아내도 잘 몰랐나봅니다. 처갓집에서 멀게 느끼고 있던 광주 톨게이트가 옆으로 지나가고~
장인어른은 지치기 시작합니다.ㅠㅠ
그래도 목적지는 결국 나타나겠죠?
반가운 죽녹원 이정표.
거의 다 왔나 봅니다.^^
"길은 멀어도 담양에선 휴일인데 안막히는구먼..."
이런 장인어른의 멘트가 끝나갈쯤에~
담양시내 초입부터 차도 막히고 숨도 탁~막힙니다.
우짤까나...
고민하다 차를 버리기로 합니다.
???
아무데나 버린건 아니고 개방되어있는 관공서 주차장엘...^^
차를 세우고 보니 죽녹원까지 1킬로정도 걸어가야하더군요.
걷습니다.
장인어른의 표정이 많이 지치신것 같습니다.
이건뭐....
장난이 아닌 정체.
담양. 방문객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대나무로 유명하니 전국 죽순요리 경연대회도 열리나 봅니다.
드디어 도착한 죽녹원!
헌데, 또 한번 숨이 막힙니다.
저게 뭔 풍경일까?
입장을 위해 줄서서 있는듯 한데...
계단에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은듯.ㅎ
웃음만 나옵니다.
길건너편에서 이 광경을 보신 장인어른.
여기 길에 앉아 있을테니 들어갔다 오라고 하십니다.
헌데...
어찌 그렇게 할까요...
저기 줄서서 있다가 언제 들어갔다 나올지 모르는데 장인어른을 두고 갈순 없더군요.
결국 회군!을 결정합니다.
뒤에서 장모님과 장인어른 두분의 부부싸움이 시작됩니다.
"이런 날은 좀 잘 따라다녀 주면 좋자너욧!"
"저기 금 송아지라도 있소?"
ㅠㅠ...
길 건너편에 조성되어 있는 분수옆에 앉아 잠시 쉬었다가~
차를 세워놓았던 장소로 돌아가려는데~
오! 징검다리가 있네요.
어릴적 외갓집에 가면 건너곤 했던 징검다리.
정말 오랫만에 보는것 같습니다.
장인어른도 반가우신가 봅니다.
그런데...여기도 정체군요.ㅎ
휴일의 담양은 참 북적이나 봅니다.
좀 이른시간에 준비해서 왔었으면 하는 아쉬움만 남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도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본 대나무박물관이란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 담양에 간 보람은 하나 찾았던것 같습니다.
처갓집에 돌아와서 바로 주무시는 장인어른의 모습.
왔다갔다 고속도로에서 보낸 시간들이나 담양에서 걸으신 시간들로 인해 무척 피곤하셨나 봅니다.
다음날 언제나 하시는 말씀을 또 하시더군요.
"젊었을때 둘이서 손잡고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녀~늙으면 몸이 안따라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