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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아픈 남편을 위한 아내의 재밌는 처방

by 티런 2011. 2. 19.




며칠전부터 배탈이 나는 현상과 함께 근육통에 고열이 동반된 현상이 지속되었는데,병원가봤더니 감기랍니다.
요즘 감기는 그렇다고...

감기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져서 치료하기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겁부터 나더군요.
절대 안정을 취하는게 가장 좋다는 말씀에 따라 몸도 마음도 편하게 하고 있지만,며칠동안 감기에 동반된 증상들로 인해
핼쑥해진 얼굴,쏙 들어간 배로 인해 제 모습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아내는 쏙 들어간 저의 배가 그리 싫지 않은가 봅니다.
숙변제거에 성공했으니...나으면 날씬한 맵시를 내어주는 새 바지를 하나 사준다고 합니다^^;;

밤시간,아내의 이런 농담을 들으며 누워있는데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온다고 합니다.
내일 버리지?란 물음에 생선 손질한게 있어서 냄새난다며 지금버리고 오는게 낫다고 하더군요.

밤엔 어두우니 조심해란 이야기에 아프면 걱정만 늘어난다고 하며 나가는 아내.
그런데 들어올때가 되었는데 들어오질 않습니다.

이불 옆에 둔 전화기를 들고 눌러보니 아내 핸드폰은 거실장 위에서 울리고 있더군요.
나가봐야 하나...이러면서 으실대는 몸에 외투를 하나 집어봅니다.

현관문을 열고 무거운 다리를 옮기는데 검은 봉지를 하나 흔들며 엘리베이터에서 아내가 내립니다.

나) 뭐야...안와서 나가볼려고 했더니...
아내) 아픈데 왜 나와? 나 납치당했을까봐?ㅎㅎ 여기~! 선물 사왔어~
나) 뭔데? 뭐 사러가느라 늦은거야?
아내) 응..쓰레기 버리다가 과자 생각나서 가게도 갔고... 돌아오는길에 00이 엄마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나) 그랬구나...

아내가 건네는 봉지를 얼핏 보니 과자들이 들어있습니다.
나) 왠 과자? 까칠해서 안먹힐것 같은데...
아내) 그래도~ 내가 남편 생각해서 사온거니 접수해 주시오~



거실에서 뜯어보니...
오징어땅콩,꿀꽈배기 등등 주로 추억의 과자들입니다.

나) 왠 바람이 불어서 이 오래된 과자들을...
아내) 아프면 왠지 그렇잖아. 어릴때 엄마가 해준 음식도 생각나고...어릴때 먹던 간식도 생각나고...
        오빤 꿀꽈배기,맛동산 같은거 생각날것 같아서 사왔어
나) 맛동산은 없는데?
아내) 요앞 가게엔 안팔더라... 나중에 사다줄께~

꿀꽈배기~
어릴적에 참 좋아했던 과자입니다.
아카시아꿀 냄새가 여전한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게에서 보긴 봤지만, 정말 오랜만에 손에 쥐어 보는것 같더군요.

아삭 베어 먹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몸이 아파 축 늘어져 있는 남편에게 이런 추억의 꿀꽈배기표 원기회복 효과를 노린것 같습니다.
이게 심적으로 효과가 있는것 같아 샤브레나 버터링 같은것도 생각나는것 같다는 이야길 하는데...
아내가 벌떡 일어나서 지갑을 듭니다.

나) 뭐야 또 가게 갈려고? 됐어~그냥 한 소리야~라고 했더니...
아내가 머리를 긁으며 대답을 합니다.

아내) 깜빡했네...지갑 안가지고 가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외상하고 왔어.ㅋㅋ

나) 잘 모르는데 외상을 해? 너 그런거 못하자너.
아내) 남편의 쾌유를 위한 행동인데 그런거 안따져.아줌마는 강해


오~순간 감동입니다.
아픈 남편의 원기회복을 위해 추억요법을 써주는것도 고마운데 이런 마음가짐까지 가졌다고 하니 더더욱 고마운 생각이듭니다.
병원약보다 아내의 처방이 더 효과있게 다가오는것 같은 밤시간이었습니다.^^

근데,길가다 아줌마란 소릴 들으면 소심하게 요동치던데...
이제 자신이 아줌마란걸 인정하는것일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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