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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필리핀에서 한우키우신 왕년에 아저씨

by 티런 2009. 11. 13.




"내가왕년에~" "소시적에"란 말를 입에 달고 계신분이 계셨습니다.

근데, 이게 하루이틀이지 만나서 무슨 이야기만 하면 추임새처럼 왕년에란 말을 넣곤하더군요.
그 버라이티한 왕년에 시리즈는 정말 무궁무진하고 디테일한 분이셨습니다.

처음 뵌분이 그런말씀하시면 일단 믿고 들어드립니다.
어짜피 지내다보면 사실을 알게되고 그 분에 대한 판단이 더욱 빨라질수 있으니깐요.

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로 검증이 된 상태에서도 계속 내가 왕년에 내가 왕년에...
이런 표현을 자꾸 하시는 분을 보면 참 애처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 왕년에 아저씨가 그런 이야기를 계속하는 속내가 무얼까 한번 생각해 보다
동료들이랑 그 분 이야길 한적이 있습니다.

그분에 과거에 대해선 아시는분은 없고 외국에서 사시다 온것 같다라는 추측만 난무하더군요.
예전엔 잘나갔으니 격에 맞춰서 대해달라는 이야기를 하는것 같다며 다들 웃고넘겼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 아닌것 같다며 만나지 말자는 판단을 내리는 동료도 있었지만,
일단 손해볼것 없으니 두고보자는 결론이 났었습니다.

근데 이분 참 패턴을 보면 차츰 유치해지더군요.

왕년에 크게 사업을 했었는데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서 맞장구를 쳐드리니 ...

며칠뒤엔
왕년에 싸움질은 기본이 17대1 이었다는 무용담.
싸움잘하셨다는데 반기들었다가 의심나면1대1로 한번 붙어보자~
이러면 혹,곤란해질것 같아 이것도 수긍을 해드렸더니

그 며칠뒤엔
왕년에 누구있지 000(오래전 인기있던 유명여배우) 내가 몇년 사귀었는데...
이렇게 유치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 순간부턴 실없는 사람!
백퍼센트 확신이 들어가더군요.

그 며칠뒤 고기집에가서 식사를 하는데 또 왕년에 시리즈가 나옵니다.
그땐 맞장구를 안쳐드렸습니다.

그 분 말씀을 그냥 넘기듯 고기만 잘근잘근 먹고있었는데...
그런데,이분 저의 태도에 기분이 상하셨나봅니다.
불똥이 종업원 아줌마에게 튑니다.

아줌마 이거 한우야?
네 맞아요.

이게 어떻게 한우야.. 내가 소를 몇마리 키워봤는데...
(헙..왕년에 소까지 키웠나봅니다^^;;)
마블링을 봐..이건 한우아냐...

한우 맞아요.원산지 속이면 요즘은 클나요.


한동안 실랑이가 끝나고 저에게 물어보시더군요.

내가 왕년에 한우키웠던 이야기 했던가?
언제요? 한우 키울만한 시간이 있으셨어요? 

~응 나... 필리핀 있을때,,,,,


넵? 필리핀이요?
필리핀에 한우가 있어요?(ㅠㅠ)


표정을 보니 순간 실수를 했다는 느낌에 움찔하십니다.

ㅎㅎ 우스게 소리야.우스게 소리.
내가 무슨 소를 키워...난 그런거 안해봤어...
내가 사업만 해봤지...으하하하하~

.....ㅠㅠ

며칠뒤 이분 결국 이런 전화오더군요

내가 주말전에 돈나올때가 있는데
며칠만 돈 좀 빌려줘봐...
이자는 두둑히 쳐서 줄테니...


저도 여유가없네요....

허허 나 알잖아...
왕년에...$%*$#~~~~


저 사장님 저 지금 바뻐서 이만...

(뚜뚜~뚜뚜~)

왕년에 뭘하셨는지 잘알죠..필리핀에서 한우키우신분이욧?
이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그냥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후론 도움도 안되는 그분 전화번호는 그냥 리스트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왕년에 소시적에 ...이런 이야기 자주 하시는분들
상대편이 잘들어준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속으로는
적당히 하세요.라고 외치시는분들 많습니다.

딱보니 지금이 왕년의 상태이신것 같은데요?
사람 잘못 만나면 이런 소리도 들으실수있구요.

왕년에 안나간 사람있씁니깟~!ㅎㅎ
(앗,저도...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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