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이런저런일

독수리다방 앞에서 친구를 만나던 그 시절이 떠오르다

by 티런 2010. 8. 11.


00이네 집이죠?
생각해 보니 요즘들어 이말을 잘 듣지 못한것 같습니다.

저의 학창시절엔 핸드폰이란게 없었기에,친구와 연락할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집으로 찾아가거나 아님 친구집으로 전화를 거는것이었죠.

oo이네 집이죠? 친구 ㅁㅁㅁ인데요~oo이 집에 있나요?
아니 없는데?
어디 갔나보죠?
응.잠시 나갔는데...좀 있다 들어올께야~
아~그럼 저녁 7시 신촌 독다방 앞에서 친구들 만나기로 했다고 좀 전해주세요~
응 알았어~니네들 술 많이 마시지마~
네 잘 알겠습니다.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친구 부모님과 통화하던 모습은 추억이 되어 버린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삐삐라고 불리는 그 당시에 획기적인 통신수단이 나오게 되었고,
이 삐삐를 통해 연락처를 받은 사람들이 공중전화박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는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뭐,중간에 시티폰이라는 것도 잠시 있었지만,
핸드폰이 보급 되면서 요즘 친구와 연락하는것은 아주 수월해진것 같습니다.


갑자기 뭔 이런 백만년전 이야길? 이런 생각 하시는분들이 계실것 같은데...
그 시절에 약속장소로 많이 애용했던 신촌을 오랫만에 걷다보니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신촌에서 친구와의 약속을 많이 잡았던 그 시절. 
집에서 버스를 타고 연대앞 정류장에 내리면 꼭 이 굴다리를 지나쳐야 했습니다.

지금은 차선이 확장되어 인도가 없어지고 바로 옆으로 난 다른 굴다리를 통해 지나가야 하더군요.
예전 생각만하고 걸어가다 인도가 없어 급 당황했다지요.ㅎㅎ

이 굴다리를 지나면, 그 시절 제가 약속장소로 애용했던 장소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먼저,지금은 많이 변한 독수리다방 앞.

어디서 만날까?
글쎄 어디가 좋을까...
뭐 이런 고민이 들때면 항상 만만하게 등장했던 곳이 독수리다방 앞 입니다.

"그냥 독다방앞에서 만나지뭐...ㅎㅎ"

이런 이유였을까요? 여기서 친구나 애인을 기다리시던 분들 참 많았던것 같습니다.
일종의 성지 같았던 기억입니다.



두번째로 약속을 자주 잡았던 장소가 지금의 현대백화점 옆 화단입니다.
여기가 예전엔 그레이스백화점이었습니다.

요 화단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 만큼 만남이 많이 이루어 졌던 곳입니다.
지하철2호선 출구가 바로 옆에 있어 약속장소로 많이 이용되었던것 같습니다.
약속시간 보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했을땐, 옆에 있던 신촌문고나 홍익문고에서 시간을 때우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번째는 현대백화점 건너편.
그랜드마트라고 적혀있는 신촌로터리 그랜드백화점입니다.

현대백화점보다 상대적으로 기다리시는분들이 적어서 이쪽에서 약속을 잡기도 했었던것 같습니다.
여기서 친구를 만나면 서강대 방향의 주점으로 많이 갔던것 같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거닐던 신촌 골목들...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그시절 자주 들리던 가게들은 눈에 잘 보이질 않고 일년에 한두번씩 어둠이 깔린 밤에 지인을 만나러 나와 들렀던 주점들만 몇군데 눈에 보입니다.

이 골목에 들어서서 친구들과 함께 어디로 갈까? 소주집? 막걸리집? 호프집?
뭐 이런 세 갈래 갈림길에서 고민을 많이 했던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가진 돈에 맞는 주점에 자리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은 아주 빨리 갔었지요.

여자친구랑 약속이 있다며 먼저 일어나는 친구가 자리를 뜨고,지하철 막차시간이 다 되었다는 친구도 자리를 뜨게 되면 주점을 나와 쓸쓸히 연대앞 굴다리를 지나야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저의 모습이 눈에 선한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한적한 신촌골목을 거닐어 보니 참 좋았던것  같습니다.
이래서 추억이란게 소중한가 봅니다.ㅎㅎ

다음엔 신촌 다음으로 약속장소로 애용했던 종로2가쪽에 오랜만에 둘러볼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 로그인 없이 가능한 추천!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