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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나를 따르지 말라? 직장상사 맞어?

by 티런 2012. 3. 31.


회식을 자주하시던 그분, 항상 의리와 팀웍을 강조하셨다

직장을 옮긴후, 일이 일찍 끝나면 집엘 가시기 보다는 회식자리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시는 상사분을 만났다고 합니다. 항상 의리와 팀웍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계신분이라 그뜻을 거역할수 없었고 회식자리를 파하고 집에 가면 자정이 훌쩍 넘었다고 하더군요.
잠자리에 누워 오늘 뭐했나 생각해보면 의리와 팀웍이란 단어만 떠올랐다고 합니다.


어느날 그분이 하신 말을 전해 듣게 되었는데...

회사를 옮기고 이렇게 지내다 보니 몸이 성하지 않터랍니다.
만성 속쓰림에 약국엘 갔는데 옆 부서 상사님이 계셔서 인사를 하니 그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하네요.
"윗사람이 그렇게 자주 술 사주시고 그러면 밑에서 알아서 술도 사고 그래요"
술값이 너무 많이 나오시나 싶기도 했지만 뭔말인가 싶어 팀 동료에게 물어보니 피식~웃더랍니다. 그거 법인카드인데 또 자기가 직원을 위해 돈쓰는양 폼을 내셨나 보네...의리를 강조하지만 보기와는 다른 분이야.조심해.

보기와는 다르다?  ㅡ..ㅡ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모습이 보이다

어느날 급한 개인적인 외출을 하신다며 서류를 한웅큼 주시더랍니다.
"이거 분량이 얼마안되니 나 돌아올때까지 업체별로 파악 좀 해놔요. 좀 늦을꺼야"
뭐, 열나게 서류를 작성하다 하다보니 퇴근시간이 지나고 야근시간까지 이어졌는데 도저히 오늘안에 못할것 같아 나가신후 연락도 없으신 그분께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헌데, 상황이 바꿔서 사장님이 필요 없으시다고 오후에 연락왔었는데...미리 내게 전화를 하쥐~란 말씀을...

시계를 보니 밤10시 ㅡ..ㅡ


거기다 의리(?)는 쌈 싸 드신 모습들에 경악을... 

윗분의 문책을 받으면 직원들 보는 앞에서도 핑퐁을 치신다고 하더군요.
제가 부서 운영을 잘못해서...이런 멘트는 먼나라 이야기고 "지시를 일찍 했는데도 △△△ 이가 늦게 처리하는 바람에 그리 되었습니다.따끔하게 말해두겠습니다. 일 똑부러지게 하는 직원 만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항상 이런식...
이런 순간엔 부서 사람들 끼리 눈빛 교환을 한다고 하더군요. 뭐야? 자신이 까먹고 아까 급하게 넘겨놓고 ㅡ..ㅡ;;
이거 누가 이리했어요?라는 윗사람의 물음엔 자신이 빡빡 우겨서 결정한 사항인데도 눈에 보이는 아무나 지칭하는게 일상다반사.

몇달 사이에 이런 케이스가 한두번이 아니니 일년이면 책을 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왜 다들 몇년동안 그 사람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사람 밑에 계속 있는 이유

몇달만에 자긴 미칠것 같은데 어떻게 몇년동안 그 분 아래에서 견디냐고 물으니 다들 이구동성으로 이런 이야길 했다고 합니다. 동종업계에선 여기 연봉이 쎄니깐... 때되면 회사에서 뭐든 잘 챙겨주니깐... 저 사람 때문에 여길 버리긴 아깝다는 이야길 하더랍니다.

자신도 그리 생각했지만 결국 돈이 웬수 ㅡ..ㅡ


왜, 아무도 이분에게 맞서지 않을까? 사장님께 투서라도 해보지?

확! 사장님께 일러버리죠?란 어린애 같은 멘트에 다들 심각하게 하는 이야기가 사장님의 신임이 두텁다란 말.
윗사람에게 하는거 보면 사소한것 까지 챙기며 강자에겐 엄청나게 잘한다. 헌데, 약자에겐 의리란 두단어를 내세우며 항상 희생을 강요한다.
이야길 들으니 희생을 강요한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 지더랍니다.
휴일에 몇번 급하게 불려 나갔는데 알지도 못하는 거래처 사장님 사소한 집안행사에 정리요원으로 활약을 했었고 회사일 때문에 상의할게 있다며 불러내 자신의 약속시간까지 킬링타임용으로 당구를 친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제 들어가~ 약속시간이니~" 나이 먹을만큼 먹고 요 멘트 듣고 돌아서는데 기분이 참...ㅡ..ㅡ


결국, 집단 탈당(?) 사태까지 이르렀는데...

자신이 다닌지 1년쯤 지났을때 도저히 못 참겠다는 여론이 일어 직원들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사장님께 이야길 했으나 사장님은 알고있다란 말과 함께 그래도 난 그 사람이 더 필요하단 이야길 들었다고 합니다.
그 회사도 참...ㅡ..ㅡ;;
그결과 자의반 타의반으로 부서 직원들이 다 같이 사표를 ....
몇달뒤에 잘 돌아가고 있나 알아보니, 그 사람은 건재하고 밑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져서 돌아가고 있더랍니다.

자신이 했던 총알받이 역할을 새로운분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안쓰럽게 느껴졌다고 하더군요.ㅡ..ㅡ;;



얼마전 만난 친구의 이야기인데 이 친구 지금은 다른 직장에서 자신의 꿈을 잘 펼치고 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스타일의 상사분들 찾는건 어렵지 않은것 같습니다.

나를 따르라~가 아닌 '나를 따르면 결국 죽는다'란 묘한 분위기를 항상 풍기는 그런 상사분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