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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위반하고 가자는 한 버스승객의 황당한 이야기

by 티런 2012. 4. 13.


서울로 향하는 광역버스안

신도시 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탓습니다.
서울까지 전용차로가 연결되어 있으니 버스만큼 빠른게 없는것 같습니다.
이날은 기사님이 운전을 하시는데 평소 이 노선 기사님과는 좀 틀린 모습이었습니다.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조급한 운전패턴이 없으신 분이었습니다.
안정된 운전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이 분이 모는 차는 안락함 그 자체였습니다.


잠시후, 중년 남자 두분이 탑승하며 분위기 이상해지다  

몇 정거장을 지난후 중년의 남성 두분이 탑승하십니다.
그때부터 조용하던 버스안이 시끄러워지더군요.
업무상 통화를 하고 계시나 봅니다. 그런데 뭔가가 잘 안되는것 같습니다.
십여분 짜증나는 목소리로 통화를 마친 분, 옆에 계신 동료분과 다시 열띤 토의(?)를 하시는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전화 통화하는 분위기상 업무상 큰 착오가 생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거래처 직원이 자신을 소홀히 대했나 봅니다.
둘이서 연달아 계시지도 않은 그 직원분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모습입니다.


 그런가 했는데 분위기 더 이상해지다

잠시후 전화목소리 크게 내신분이 버스 기사님에게 이런 이야길 하는게 들립니다.

" 이리 신호 다 지키고 다니면 서울까지 두어시간 걸리겠습니다 "

그리 말하곤 둘이서 웃습니다.
"ㅎㅎㅎㅎㅎ"

버스 기사님 얼굴은 안보이니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답을 안하시는걸 보니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것 같습니다.

말하는 내용이 참 어이없어서 제가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그 실없는 웃음소리와 연결되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좀 휙휙~ 갑시다. 딱딱 신호지키면서 다니면 버스 탈 이유가 없자너요 " 

"ㅎㅎㅎㅎㅎ"


 한 동안 멍한 기분이 들다

헙...ㅠㅠ 신호 지키면서 다니면 버스 탈 이유가 없다뇨.
안 그래도 버스 기사님 참 편안하게 운전한다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말을 하니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버스는 신호위반하고 다녀야 한다는 걸까요?
한번씩 버스의 최대성능을 자랑하시는 기사님을 만나고 나면 정신도 없고 안전에 대한 위협을 받는 느낌으로 불안한 맘을 가지곤 하는데 이분, 그런 상황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몰라도 이게 할소리인가 싶더군요.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이런 말이 나올까

혹시 자신이 운전하다 위반하는 버스를 봐도 이런 소리가 나올까요?
" 버스니깐 위반하고 가는게 당연하지" 이런 소리보다 " 확! #!$~% $#!~~~ "
이렇게 아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이 쏟아져 나올게 분명할것 같습니다.
운전을 안하시더라도 건널목에서 위반하는 차량에 위협을 당했을때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갈텐데요.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자신이 책임질것도 아니면서 이런 이야길 공개적 장소에서 하는 그 사람의 인격이 참 의심스러웠던것 같습니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이야기에 무대응한 기사님.

그래도 대꾸없이 묵묵히 안전운전 하시던 기사님의 모습입니다.
뭐...대꾸할 가치도 없었던 이야기였겠죠? 무대응이 이 황당한 손님의 이야길 바로 잠재우더군요.


조급한 사회가 만들어낸 잘못한 현상이 그 사람에겐 당연시 되고 있나 본데...
그 잘못된 주장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 참 안쓰러웠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