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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이런저런일

추억의 아이스크림에서 묻어나는 옛 생각들

by 티런 2010. 6. 5.


날씨가 더워지니 아이스크림에 손이 많이 가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 날도 저녁을 먹은후 입이 심심해 슈퍼에 들러 손에 잡히는 대로 쭉 사들고 왔더니,
아내가 아주 연륜이 묻어나는 선택을 하셨다고 한참을 웃어주더군요,^^;;

사실, 무의식중에 고른거지만,아주 오래전 부터 전해오는 제품들입니다.
맛이 요즘식으로 변한 제품들도 있지만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습관이라는게 무서운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투게더를 먹었다는 댓글에 홍콩에 살고 계신 피비님이 아직도 '투게더'를 파냐고 물으신게 생각납니다.
피비님 사진에서 보시는것 처럼 여전히 팔고 있습니다^^



제가 사온 아이스크림중에 '누가바'로 손이 먼저 가는 아내님.

포장을 뜯고 보더니" 여기 부러진 부분이 미약하니 참소~"라고 하는데...
이게 참 의미있게 다가오면서 어린시절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이리 부서져 있는줄 알았나?

용돈 아껴서 한번씩 기분내주던 형이 어느 더운날 '누가바'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더군요.
막내인 저는 사주는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한걸음에 달려간 슈퍼에서 빨리먹을 맘에 무심코 집어서 집에 도착했는데...

결론적으로 가게 아이스크림통 사이에서 짓눌린 '누가바'. 그걸 몇개 골라왔던것입니다.
사진처럼만 부서져 있었다면 괜찮지만, 부서진 부위가 전체 크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던것.

생각해 보면 그리 혼날 일도 아닌데 이런걸 사서 온다며 내 돈 내놓으라며 뭐라하던 형의 모습이 생각납니다.ㅋ 
그땐 모든게 부족했던 시절이라 더 그랬던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이 오빠들 사이에서 큰 아내에게도 있었고,
끝이 조금 부서진 '누가바'를 보며 비슷한 추억이 생각났었나봅니다.


이런 경험은 꼭 있다!

또 생각나는 에피소드입니다.누구가 이런 경험은 있을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퇴근하실때 사다주신 투게더를 형이랑 누나랑 먹다가 냉동실에 남겨두었습니다.

그 다음날.학교에서도 이 투게더가 눈에 아른거려서 수업이 끝난후 빛의 속도로 달려갔는데,
시험기간이라 일찍 집에온 형이 거의 다먹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는...

결국 어머님이 앞으로 말 잘듣는다는 조건(항상~ 상황에 관계없이 조건을 붙이셨던것 같습니다)으로 하나 사주셔서 신나게 먹던 기억도 생각납니다.


새 신발에 죠스바를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

뭐니~뭐니해도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가장 큰 사건은 죠스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시험 잘쳤다고 어머니가 큰맘먹고 유명메이커 신발을 사주셨을때의 일입니다.
대리점에서 나와 바로 옆 가게에서 죠스바까지 득템하고 의기양양하게 걸어가는데...
더운 날씨땜에 녹아내리고 있던 색깔 묘한 죠스바를 손에서 놓쳐 신발위에 뚝 떨어트린 사건입니다.

새신발은 엉망이 되어 버리고...
사람많은 큰 길가에서 등짝을 사정없이 맞았던 아픈 기억도 있다지요.^^;;



추억의 아이스크림을 보면 이런 이야기들...하나쯤 가지고 계실것 같습니다.
이런 제품들을 슈퍼에서 마주쳤을때 반가운 생각이 드는것은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일까요?
요즘 다시 나오는 오란씨 CF송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시도때도 없이 저도 모르게 흥얼흥얼 거려지기도 하더군요.

죠스바,쌍쌍바,보석바,돼지바,브라보콘,비비빅 등등 단순하지만 참 쉽고 재밌는 제품명이었던것 같습니다.

추억이 담긴 아이스크림들이 오랜역사를 가지고 우리들 곁에 남아있다는것이...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 조그만 행복으로 남아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