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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예식장에서 잠시 꺼두어도 좋을 대화들

by 티런 2010. 10. 19.



일요일에 들린 후배의 결혼식.
아는 이가 별로 없는 곳이니 약간 뻘쭘한 상태더군요.
그래서 신랑 친구들과 신부친구들이 많이 서있는 식장 뒷편 출입구쪽에 자리잡고 서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제 결혼할때 생각도 나고해서 주례선생님의 주례사를 경청하고 있는데,신부친구인듯한 쪽에서 이런말이 들리더군요.

"고생 좀 하겠는데? 시어머니 인상이 장난 아니다"

제 귀에 이런말이 들려와서 깜짝놀라 쳐다보니 주위사람 신경안쓰고 세분이 서로 마주보며 서서 이런 이야길 하고 있습니다.
혹여나 신랑측 친지분들께 이런 소리가 들릴지...제가 다 조바심이 나더군요.

잠시후 또 이런 멘트가 귀에 들려옵니다.

정말 00이가 아깝다....
이 말로 시작된 이야기는 결혼 준비기간에 들었던 맘에 안들었던 스토리로 이어지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꼭 해야만 한다면 결혼식이 끝난후 근처 커피집에 가서 해도 될것을...
신랑신부하객들이 섞여있는 결혼식장에서 해야만 하는지... 참 어이없는 상황이었던것 같습니다.


결혼식 참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길.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 결혼식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더군요.


제 결혼식을 계기로 오랜만에 만나니 친구들 끼리 서로 지난 이야기들을 떠올려 봤나봅니다.
이런저런 학창시절 이야길 하다 한번씩 친구자취방에 모여 심심풀이로 치던 고스톱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저 자식 못치는것 같은데 소리 없이 강했다.
내가 제 땜에 잃은 식사비만 해도 ... 결혼하면 아주 잘 살꺼야~


이런 살짝 부풀린 이야기를 했고 이것을 우연히 들은 처가 친척분이 장인어른께 말을 전하셨나봅니다.

결혼하고 얼마뒤 장인어른께서 물으시더군요.

장인어른) 자네 요즘도 고스톱 좋아하나?
나) 헙...아버님.무슨 말씀이신지...안 좋아합니다만...
장인어른) 자네 당분간 처남들과도 고스톱치지말게
...

갑자기 꺼내신 이 말씀이 뭔 이야기인가 궁금했는데...
아내를 통해 이런 말씀을 하게 된 상황을 듣어보니 제가 그 무섭다는 화투도사(?)가 되어 있더군요.ㅠㅠ

그후로 심심풀이 고스톱을 좋아하시는 장모님으로 인하여 고스톱경계령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었고...
같이 쳐본 처남들이 내린 결론으로 인해 장인어른의 의심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처남) 아부지~매제 고스톱 많이 쳐본 솜씨가 아닌데요?
장인어른) 설설 치는가 보구먼...
나) 아닌데요..아버님...저 원래 못쳐요.ㅠㅠ




결혼식장에서 친구의 결혼모습을 보면 여러가지 드는 생각도 많고 친구들과 나누고픈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많아 지는건 사실입니다만, 축복스런 자리에서 던지는 신랑신부에 대한 말한마디가 당사자들을 난처하게 만들수 있다는것 저도 명심하고 지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식장에선 입안에 맴도는 이런~저런 이야기들.
주위도 좀 살펴보시고... 때론 잠시 참아주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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