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이런저런일

내 지갑속에 돈이 억울한 세상?

by 티런 2011. 3. 4.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친구부부가 있습니다.
이 친구가 이사온후, 서로 사는곳의 중간지점에 있는 마트 내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같이 먹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요즘들어 부쩍 자주 연락이 오는것 같습니다.

저녁을 아직 안먹었으면 푸드코드에서 같이 저녁을 먹자는 이야기인데...
저녁을 먹기전이고 별일이 없으면 동참을 하곤 합니다.

며칠전에 만났을때 친구가 너무 자주 밥을 사먹는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자주 만나서 저녁도 먹고 좋긴한데...너무 자주 사먹는거 아니니?"
저녁을 먹으면서 이렇게 물었더니...

요즘은 사먹는게 차라리 낫다고 하더군요.
뭔 이야기야?라고 다시 물어보니,이런 이야길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마트안에 장보러 들어가봤자 저가로 기획된 상품들에만 손이 가게 되고,정작 만들어 먹고싶은 음식재료는 가격때문에 망설이게 된다고 합니다.저가 기획상품이 나쁘다는게 아니라...옆에 제값하는 상품들이 있는데도 이쪽으로만 손이 가게 되니, 바짝 오른 물가때문에 마음이 안좋다고 하더군요.고기,생선 가격을 보면 정말 가격이 말이 아니라며 혀를 차는 친구의 모습입니다.

파는 음식도 올랐자너?라고 물으니...
그래도 장보면서 여러가지 상품들의 물가 오른거 보면서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사먹는게 정신건강에 더 낫다는 이야기 합니다.

약간의 비약이 섞인 이야기 같았지만 지금의 고물가시대에 살아가는 한 부부의 생활패턴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그 저가 기획상품들이 저희집 밑반찬으로 자주 오른지도 오래되었다는 이야길 해주었더니...
그 친구...동지를 만난게 반가운지 막 웃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도 너는 처갓집에서 농산물 같은것을 많이 보내주시니 괜찮겠다는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요즘은 그렇게 되질 않는다며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텃밭에서 나는게 한정되어 있는걸 알고 있고 나머지것들은 사서 보내주시는것도 알고 있으니...
농촌의 물가도 그리 만만한게 아니기에 보내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고 이야길 해줬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모여서 하는 이야기들이 결국 물가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 가게 되니 그 심각성이 아주 큰것 같습니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물가! 잡을수 있는 선까지 잡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또 한번 드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친구와 저녁을 먹은후 고구마를 쪄서 먹고 싶다는 아내의 이야기에 마트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호박 고구마가 있길래 적당한 크기로 4개를 골라 가격표를 붙여보니...
7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찍힙니다.

살포시 내려놓는 아내의 모습.
물가가 올랐는데 고구마가 그대로 있겠니? 그냥 가지고 가자~라고 했더니 아내의 반응이 떨떠름합니다.

"살려면 사겠는데...내 돈들이 억울해 할것 같아서..."
"돈이 억울해해?"
"내 지갑속 돈들이 내가 이 가치밖에 안되냐고 뭐라 그러는것 같네" 라고 이야길 하더군요. 

아내의 말을 듣고보니 참 의미있는 말인것 같더군요.
여러 사정상 도미노처럼 올라버린 물가 때문에 내 수중에 있는 돈들이 참 억울한 시대가 된것 같습니다.



결국 억지로 제가 들고 나오긴 했는데...
호박 고구마가 비싸서 그런지 맛이 아주 좋긴 하다고 그러더군요^^;;




▼ 로그인 없이 가능한 추천!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