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갓집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날, 장모님 텃밭이 분주해 집니다.
내려올때 갑자기 몸이 좀 아파서 걱정만 끼쳐드리고 가는것 같아 죄송스런 맘이 있으니 괜스레 장모님 곁을 배회(?)해 보는데 아내가 뭘 한움큼 쥐고 물어보더군요.
아내) 이게 뭐게?
저) 에이...내가 아무리 모르고 가르쳐줘도 돌아서면 까먹는다지만...그건 내가 좋아하는 달래 아니니!
아내) 오호~제법인데~ㅎ
캬~ 이제 농촌사람(?) 다 되었나 보다~라고 착각에 빠질때쯤 현실이 다가옵니다.
장모님) 이게 뭐로 보이는감?
저) ... ;;
장모님) 취나물,아까 반찬으로 먹었자너~ 이제 좀 아는가 싶었더니 아니구먼~ㅎ
저) 아...그거군요.
그럼 이건 뭐게?
장모님 탄력 받으셔서 계속 물어보시는데 저야 뭐...알수가 있나요.ㅎㅎ
찍기를 하고 싶어도 대략 비슷한걸 알아야 말할텐데 말문이 막힙니다.
장모님) 저번에도 알려준것 같은데...둥글레인데?
저) 그래요? 전 첨 보는것 같은데....ㅠㅠ
장모님) 요건 콩인데 뭔콩 나는걸로 보이나?
저) 콩 종류중에 찍어야겠죠? 땅콩???
아내) 너무 막 던진다.
장모님) 딸 너도 모르면서리...완두콩.ㅠㅠ
장모님) 이건 알겠지...뭘로 보이는감?
어찌 물으시는게 학창시절 색맹검사하던 양호선생님 같으셨다는...ㅎ
저) ....클로버 군락지.
장모님 웃겨서 넘어가십니다.
이것도 알수없으니 그냥 큰 웃음 드릴려고 던진 대답인데, 도라지 심어두신거랍니다.ㅋ
본의아니게 또 동네에 회자될 사건을 만들고 떠나나 봅니다.
텃밭을 나서는데 마지막 정점을 찍는 녀석이 등장합니다.
장모님) 이게 뭘까?ㅎㅎㅎㅎ
대답도 하기전에 웃음부터 터트리시는 모습을 보니 어려운건가 봅니다.
개나리는 절대 아니고...유채꽃은 자세히 본적도 없고....
이리 혼자 중얼거리는데...아내가 유채꽃일수도...라고 하더군요.
응? 유채꽃이 여기서도 피나???
정답은 뭐였을까요?
사위나 딸이나 똑같다고...박장대소를....
'갓'이랍니다.
요거 따다가 갓김치 만든답니다.
좋아하는 갓김치인데...저리 이쁜 꽃이 피는군요.ㅎ
장가온지 7년차.
내려와서 한번씩 눈에 익히지만...
장모님 텃밭에서 아는건 고추,파,달래밖에 구별못하니 장모님이 웃으시는게 당연한듯 합니다.
아내까지 헤매는걸 보면 조금 위안이 되지만...어쨌든 어렵습니다. 돌아서면 까먹으니...^^;;
지금 글 적으면서도 기억력이 가물가물...제대로 적었나 싶습니다.ㅋ
올라오는 내내 "이건 뭘로 보이는감?" 이란 장모님의 물음이 귓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