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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텃밭 가꾸시는 장모님의 노력을 알기에 서운했다

by 티런 2012. 8. 17.



장모님 텃밭의 맛과 향기
어디다 비교하랴...






몇주전 내려갔을때 가뭄으로 인해 심어놓은 고추에 대한 근심이 큰 모습을 보고 아내가 장모님께 이야기했다.
"엄마 이제 하지마~힘들게...사서 먹으면 되지"

장모님은 그래도 가족들 1년동안 먹을거란 생각에 힘든건 없다고 하시며 서운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신다.
힘 되는 대로 하실꺼라고....
몸에 좋다는 블루베리까지 한번 심어보신다며 의욕을 보이시는 장모님,누가 말리려나...


이젠 내공이 약간은 쌓여 처갓집에서 자주 맞이하는 고추에 대한건 조금 알것같다.
그러나 매번 툭툭 나타나는 낯설은 작물들에 난감해하는 건 어쩔수 없나 보다.

녹두 따자고 하셨는데 검게 변한 건 빼놓고 딴걸 따다가 한소리 들었다.ㅎ
물론, 아내도 마찬가지...ㅡ..ㅡ 검게 변한걸 따야 하는건가 보다.

작물들 앞에서 어리숙한 사위의 모습에 재미를 느끼시고 나면 다 되었다며 먼저 들어가라고 하신다.
잠깐 홀로 마무리만 지으면 된다는 말씀과 함께.

하지만 두어시간 지나서 들어오시는 모습.
항상 죄송스럽다.


갔다온후 벌써 두번째로 도착한 택배.
조금이라도 신선할때 먹으라고 하시면서 근처에 사는 사돈과 함께 나눠먹으라는 당부도...^^

그런데 이 택배를 경비실에서 가지고 올라오면서 이웃분에게 조금 서운함을 느꼈다.
아파트에서 몇번 뵌 어르신분이신데, 참외 냄새가 많이 났나 보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전까지 박스를 유심히 쳐다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 시골에서 보내신건가 봐요"
" 아~네. 처갓집 텃밭에서 수확한걸 보내셨네요"
" 에구...뭐하러 이리 수확해서 보내신데요"

시골에 계신 장모님을 걱정해 주시는것 같다. 감사의 미소를 날려드렸다.
헌데...

" 아파트 앞 슈퍼가면 더 맛난것 다 구할수 있는데 택배비도 아깝게. 난 동생한테 보내지 말라고 하는데..."

더 맛난것? 뭔가 뉘앙스가 좀 이상하다 싶은걸 느꼈지만...
그냥 세상 좋아졌다는 말씀하시다 보니 그러셨나 보다란 생각으로 정리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이런 맘이실까?
딸이 비슷한 이야길 했을때 장모님이 느끼시는 살짝 서운한 감정이.

그런데...틀린 부분은 있을것 같다.
다른 사람이 이런말을 하니 맘은 약간 안편하다.



어디가서 이같은 맛을 느끼라...
그 분의 시샘이었나...





언제나 그렇듯.
처갓집에서 오는 박스는 택배차 타고 전국일주한 박스인듯...
재활용률 엄청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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