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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생일인 오늘,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by 티런 2009. 9. 14.




뭐..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

나이만 한살 한살 늘어 간다는 느낌에 답답한 생각이 드는것 같습니다.



평일에다 월요일이라 나름 의미있는 계획은 못세우고..
어제 저녁, 아내와 함께 둘이 오랫만에 외식을 하며 생일을 축하받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 근데 삼식이오빠랑 두식이오빠는 결혼하더니 생일이라고 연락도 안오네"

갑자기 내뱉는 아내의 말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섭섭한 생각이 들더군요.

일찍 장가간 친구들이야 아주 예전부터 미련을 버렸지만
아내가 언급한 친구들은 작년과 올해 늦장가간 친구들입니다.



작년에 그친구들은 제 생일 일주일전부터 저를 다그치기 시작하더군요.

'OECD국가에선 양주먹는 거래..'
'생일날 근사한 파티가 있다고 여친에게 말해뒀다. 여친 지금 정장사러갔다'


등등의 말로 제가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살아있게 해주더군요.

결과적으로 그 친구들의 설레발 때문에 결혼한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나게 되고
참 재미있게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헌데, 올해는 이 친구들이 연락이 없습니다.

오늘은 연락이 있을까 싶지만..
보통 패턴을 보면 당일치기로 약속을 잡진 않습니다.

자취방에서 같이 학창시절을 보냈던 소중한 친구들..
정말 돈이 궁해서, 자취방 비키니장 밑에서 나온 500원으로 라면1개를 사서
전기밥솥에 불려 셋이서 먹기도 하고...
군대가기전부터 쵸코파이에 소주로 생일 파티를 경험케 해주던 친구들입니다.

그런 친구들이 각자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서로가 바쁘다는 핑계로 일년에 한두번 보기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자주 연락을 해서 일상사를 꿰뚤고 있다면야
부담없이 전화해보겠지만...
전화연락을 자주 하던 터도 아니고 갑자기 생일이라 전화하기엔...^^;;

전화를 한다 해도..
신혼인 두 녀석들..
분명 못나올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사람을 소심하게 만든다고 하더니
벌써 제 나이가 그리되었나봅니다.

아내도 와이프들이 싫어한다고 전화하지 말라고 그러더군요.^^;;



뭐 나이가 들어가면 친구들도 멀어진다는것 잘 알고 있지만..
그나마 남아있던  삼식이,두식이 까지 떠나고 나니..

참 허전한 맘이 드는군요.
생일이 하필 가을바람 살살 불기 시작하는 시기라.. 더욱 그러네요. 

삼식이,두식이 내 생일 잊었냐?
전화해라..
혹, 둘이 짜고 나 놀래킬라고 그러는거 아니니?


...
혼자서
참... 애처로운 상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