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날 오후.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임진각 평화누리쪽으로 드라이브를 나섰습니다.
서울 사시는분들보단 가까운거리에 살고있어서 답답하거나 기분전환이 필요할땐,
평화누리에는 자주 들리는편입니다.
어떤분들은 간혹,여기가 휑하다는 표현을 하시는데...
글쎄요... 저는 이 휑한 느낌이 가슴을 확 트여주는것 같아 자주 들리는 곳입니다.
이날도 여느때처럼 아내와 비그친 평화누리공원을 한가롭게 산책해봅니다.
산책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기전,
아내가 화장실을 가고싶다고해서 공원 옆쪽에 위치한 '생명촛불파빌리온'이란 건축물로 가봅니다.
공원산책을 하곤 구름다리를 통해 넘어서가 주차장으로 향했던터라 아래쪽은 오랫만에 와보는것 같습니다.
화장실로 아내를 보내고 혼자서 주변 경치를 사진기에 담아봅니다.
그런데 못보던 표지판이 눈에 보입니다.
이 건물이 대한민국 건축대상을 받은 건축물인데 방문자들의 낙서로 인해 아파하고 있다는 안내문입니다.
이 벽면에 있는 낙서는 멀리서도 보여서 그런가했는데 이런 안내문을 본건 처음이고
이 건물자체가 이렇게 가치있는 곳인지를 몰랐던게 사실입니다.
살펴보고 있는데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아내에게 이런표지판이 있네...
이건물이 대한민국건축대상을 받은 생명촛불파빌리온이란 건물이란다.
이런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혼자서 산책 나오신 어르신네가 지나가시다가 한 말씀 거드십니다.
여길 봐...낙서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렇게 날카로운걸로 후퍼파 놓았어.
자기집이라고 생각하면 이럴수 있을까...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새기는거쥐...쯧쯧...안그래?
이런 말씀을 남기시며 지나가십니다.
그런데, 다른 말씀은 안하시고, 이 멘트만 하시고 가시니 괜시리 제가 뻘줌해집니다.
관광지나 명소에 가면 꼭 남겨져 있는 자취들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괜스레 제가 핀잔들은것 같은 생각이듭니다.
왜 이런걸 남길까..
이렇게 하면 사랑이 오래가게되는걸까...
대략 이런 유추들을 해보았지만 당연히 답은 안나오더군요.
이곳저곳 드라이브를 다니다가 집으로 가는길에 하늘에서 눈이 내립니다.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는 순간이네요.
온세상이 화얗게 변한 크리스마스저녁.
내리는 눈을 보며 조심조심 운전을 하는데 아까 파빌리온에서 만났던 그 노인분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새기는거야...
왠지,저에게 주는 이번 크리스마스메시지 같은 생각이 듭니다.
가슴으로 허물을 안아주며,가슴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의 가슴에다 사랑이란 두글자를 심으며 살아가야겠습니다.
내 사랑을 만들고 그에 충실하고 때론,자랑하기 위해
혹시 서로의 가슴이 아닌 다른곳에 사랑을 새기는 분들은 안계셨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