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볼일이 있어 버스를 타고 이동중이었습니다.
바로 뒷자리 여성분들의 목소리가 좀 크게 들렀지만,비온뒤 깨끗해진 거리를 바라보다 보니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터군요.
잠시후,신호대기후 출발한 버스 옆으로 빨간 오픈카 한대가 휙~하고 지나갑니다.
얼핏 보니 남자한분과 여성한분이 타고 있는것 같았는데... 그 모습이 영화촬영의 모습 같아 보입니다.
음..멋진데? 뭐 이런 생각이 들때쯤...
뒷자리에 앉으신 여성분들이 동승한 친구분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엇!! 봤어?~봤어?~
뭘?
저 스포츠카!
멀어져가는 그 차를 말씀하시는것 같더군요.
아~저 빨간차~멋지네~근데? 왜?
차 말고 남자말야~
안보이지..저리 멀리 있는데..ㅠㅠ 남자가 왜?
000 이자너~
헙,그냥 들려오는 소리라 무심코 듣고 있던 저 조차도 유명 연예인 000 이라고 하니 갑자기 솔깃해집니다.
에이 설마~
얘봐~나원참... 내가 거짓말을 왜 하니...근데 대박이야~옆에 누가 탄줄아니?
누군데?
xxx! 그 싸가지! 완전 대박 !
뭐야~뭐야~그런걸 왜 혼자봐...~!!!!
확실히 옆에 있던 친구는 그 대박장면을 놓친게 아쉬운듯했고, 이야길 본의 아니게 듣고 있던 앞자리의 저도 못내 아쉬워집니다.
그 이야기가 나왔던 곳이 신도시 지역을 벗어나기 전이었습니다.
버스가 수색을 지나 모래내에 다다를 때까지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통화가 거듭될수록 처음과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더군요.
둘이 한쪽손을 잡고 있었다는둥.
둘이 쳐다보는 눈빛이 장난이 아니라는둥.
분명 제가 봤을때는 버스 뒷쪽에서 갑자기 나타나 휙~하고 지나가버렸는데...
갈수록 디테일해지는 목격담에 우려스러운 생각까지 들더군요.
버스는 어느새 연대앞을 지나 금화터널을 향하고 있을때 쯤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잠시 상대편 이야길 듣는 듯하던 그 여성분의 입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립니다.
야~그걸 인터넷에 올리면 어케? 당장 지워~!
확실하지 않탄말이야...지워! 응??? 뭐라고???
집에서 나왔다고?
&%%*&&%%%!!!!!(격한 단어가 남발중...)
너 왜 이리 경솔하니?
갑자기 모든 상황이 코메디처럼 느껴져서 웃음이 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봤습니다.ㅡ..ㅡ
그나저나 이렇게 추측에서 시작하여 가공된 정보를 본 사람들이 이 내용을 믿으시지나 않을까...
이런 우려스런 생각이 드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