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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아내도 먹고 싶은것이 있다

by 티런 2009. 12. 7.



"콩나물국밥으로 해먹을까?"란 아내의 제안을 거부하고...
얼큰한 콩나물국 끓여달라고 하고 저녁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한번 더 제안이 들어왔지만,
단호하게 "난,콩나물국!" 이렇게 말하고 TV시청...

딱히,콩나물국밥이 싫은건 아니였는데...
이게 은연중에 버릇이 되었나봅니다. 혼자만 생각하는 잘못된 고집.

잠시후, 춥다고 TV앞으로 가져온 밥상엔,
제가 고집했던 콩나물국이 있었지만, 아내쪽을 보니....헙.



뭔가, 냄새도 좋고 비쥬얼도 좋은 음식이 보입니다.



아...계란노른자 넣고 김가루 뿌린 콩나물국밥.

맛있겠다싶어 멍하게 쳐다보니,
절대 안준다고 합니다.

왜?

자기도 먹고싶은게 있는데 항상 제 맘대로 해서 버릇을 고쳐야겠다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결혼하고 몇년동안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뭔가, 남편의 알량한 뭐가 실추된 느낌이 들지만,
맘속으로 바로 반성해봅니다.

남편! 나 오랫만에 감자탕 먹고싶긴한데..
아내여~ 난 돈까스가 땡겨...
(...침..묵...)
우리 남편 먹고 싶어하는 돈까스 먹으러 가자~
돈까스도 맛있겠네~

남편!피자먹고싶어...
아내여~그게 끼니가 되니? 그냥 순두부나 먹으러 가자~
(...침..묵...)
피자는 나중에 먹지뭐...남편! 순두부먹으러 갑시다~


이렇게 제 생각대로만 결정을 하고...
아내의 기호를 생각치 않은 날들이 참 많았던것 같습니다.

아내도 그날,그날 날씨나 기분에 따라 먹고 싶은것이 있을텐데,
항상,오늘은 뭐먹고 싶냐고 묻는 아내의 희생도 모르고 살았나봅니다.

이렇게, 철든 생각이 들 즈음에...
콩나물국밥의 반을 덜어주던 아내의 손길이 참 고맙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