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이.생각케하다

아내의 비밀스런 문자를 훔쳐본것 같았지만...

by 티런 2009. 12. 10.



어제 오후, 갑자기 날아온 문자.

우리남푠?ㅋㅋ
몸상태가 칠순잔치인데...

자연스런 문구나 자극적인 문구로 통화를 유도하는 스팸문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보낸이를 보니 아내로 되어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일인지 판단하기 전에,문자내용을 보니 기분이 싹 상합니다.
누구한테 문자를 보냈는지 몰라도 제 몸상태를 칠순으로 표현하다뇨...당췌...!!!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상황판단에 나섭니다.
친구랑 남편 스테미너에 대한 핫!스러운 문자를 하다가 저에게 잘못 보낸거란 판단이 섭니다.
그래도 그렇게 찔리는 부분은 없는데 이건 너무 하다는 생각이듭니다.

결국,따질건 따져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내 몸상태가 칠순이니?' 라고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잠시후 답변이 날라옵니다.

문자가 거기로 갔나보네.ㅠㅠ
팔순에서 물러난거야.ㅎㅎㅎㅎ

이런 내용을 저에게 잘못보내고도 문자내용은 참 태연합니다.
이젠,문자상으로 안될것 같아서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장난하는걸로 보이니? 나 화났어!"

"음마..왜 화를내? 00이 한테 갈 문자가 거기로 갔다고 지금 이러는거야?"

(음,예상대로 모른척 딱 잡아 떼는군요....)

"내용이 좀 그렇치 않니? 누구한테 이런 이야길 하는거야!"

"무슨 이야기? 내가 00이랑 한 이야기가 어떻다는 거야?"

제가 본 문자내용을 제 생각대로 유추해서 상황을 설명을 해봅니다.
결론적으로 00이랑 왜 남편 스테미너에 대한 문자를 주고받냐? 이런 내용이 되었겠죠.

" 00 이 토욜날 오피스텔 이사한다고 짐날라 달라고해서, 
오빠 요즘 허리 다치고 아직 완쾌 안된 상태를 표현한건데..."

" 엉....>..<"

" 근데 표현이 왜이래?칠순잔치는 뭐야? "

" 그래야지 00이가 더 이상 부탁을 안하지ㅠㅠ..."

" 헙...ㅠㅠ"

이야길 듣고 나니 엄청 미안해지고 저의 경솔함이 원망스러워 집니다.

" 으...응...짐이 많타냐??? 조금이면 내가 날라줄수도 있는...데..."
이런 말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돌려보려 했더니...

" 되었써!.그건 중요한게 아냐...항상 보아왔지만, 오늘의 버럭은 못받아주겠다 "
라는 단호한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어 버리더군요.ㅠㅠ

몸상태가 안좋다는 말을 스테미너가 안좋다는 의미로 넘겨 짚어버린 저.
저녁에 화난 아내를 마주칠 생각을 하니 참 암담해지더군요.

중간중간에 사죄의 문자를 넣어봤지만
깜깜무소식...

결국, 밤시간에 횟집에 데리고가 아내가 좋아하는 광어 먹으면서 풀었다는..^^;;

뭐든 자의적으로 넘겨 짚으면 상대편에겐 큰 상처가 될수 있습니다.
오버하거나 넘겨 짚지말고 상황을 직시하는 능력이 저에겐 필요한듯 보입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