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니, 휴일 아침 드라이브 코스를 임진각으로 정해봤습니다.
목적지는 임진각.
자유로를 타고 쭉 북쪽으로 향하다 보니, 비가 오락가락....4번 정도는 반복을 합니다.
좁은 땅 떵어리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날씨에 새삼 감탄을 해봅니다.
임진각에 도착하니 다행히 비는 그친것 같습니다.
6.25가 다가와서 그런지, 방문하신 분들이 다른 휴일보다 더 많이 계신것 같습니다.
외국관광객분들도 많이 보이시구요.
여긴 가깝고 접근성이 좋아서 자주 들리는곳이라 평화누리공원쪽에서 부터 임진각까지 편안맘으로 이곳저곳 산책을 한후,
임진각 건물의 좌측에 있는 경기평화센터란 건물로 향해봤습니다.
여기서 '비망록1950' 이란 특별전을 열고 있더군요.
다가오는 6.25관련 행사인것 같아 건물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정확히 어떤 컨셉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지만, 하나 하나 전시물들을 살펴보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을 했던것 같습니다.
관련된 자료들이 스토리들과 함께 잘 설명되어 있어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전시된 자료들중 눈에 띄는 자료들을 한번 간추려봤습니다.
임인식대위란 분이 전쟁중 찍은 사진들과 그때 사용한 사진기들.
과천에서 찍힌 피난행렬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저 줄지어 남으로 향하는 사람들... 모든걸 뒤로 하고 정든 곳을 떠나는 맘은 이루 헤어릴수 없을것 같습니다.
미국 여성종군기자의 한국전쟁 종군기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피난일기는 그때의 긴박함을 전해주는듯 하더군요.
제가 그 상황에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것 같습니다.
처참한 전쟁의 상흔속에서 신문을 발행할 자재들을 찾는 신문인의 모습을 그린 유경일지란 색다른 글도 보입니다.
전쟁중에 사용되었던 초등학교 교과서도 세월의 색을 입고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화기선.군대시절에 많이 들어본 삐삐선으로 만든 장바구니라고 합니다.
모든게 부족했던 시절,이런 아이디어들이 궁핍한 시절을 조금이나마 편리하게 해주었던것 같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대한민국.
이런 구호 밀가루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아가신 분들이 많으셨다고 합니다.
'팔거나 다른물건과 바꾸지 말것' 이란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1950년대 남한에서 제작한 전쟁삐라라고 합니다.
어린시절 동네 뒷산에서 자주 보이던 북한의 삐라들이 생각나더군요.
파출소로 가져가면 머리를 쓰다듬으며 연필을 하나 주셨던것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 정훈자료나 수기등...남한의 출판물들도 원본 그대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쟁기간에 사용된 북한의 인민경제발전채권과 지폐들도 보입니다.
이건 북한군이 사용했던 수통이라고 합니다.
한국전쟁에 큰 변수로 작용했던 중국인민군이 사용했던 휴대용컵도 보입니다.
이건 중국인민군들이 군복 어깨에 박고 있던 견장이라고 합니다.
이건 좀 색다른것 자료인것 같아 살펴보니,
한국전 당시 노르웨이의료진이 사용했던 의료도구들이라고 합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이런 도구들로 많은 분들의 생명을 다시 살려주었을것 같습니다.
한 미군병사가 휴스턴에 있는 부모님께 보낸 편지라고 합니다.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등도 묘사해 놓았고, 그 시절 한국 지폐등의 자료들도 편지에 담았다고 합니다.
미군 병사 맥클레인이 포로수용소에 있는것을 알고 부인이 보낸 편지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그 사이 행방불명되어 버린 맥클레인.
이 편지는 다시 부인에게 반송되고 자료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전쟁...참 무서운 것입니다.
뭔가 쉽게 생각하는듯한 세태들이 아쉬운 맘으로 다가옵니다.
비록,시간이 지난후 이 남겨진 자료들을 보며 헤아려보지만 이 땅에서 일어나고 내 할아버지,아버지들이 겪은 비극이고
아직도 분단된 국가에 살고 있는 터라 이런 아픔들이 더욱 간절하게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그 자료 하나 하나에 묻여 있는 아픔들을 떠 올려보면...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소소한 행복들이 더욱 소중히 느껴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