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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생각케하다

각박하게 느낀 서울인심. 알고보니...

by 티런 2010. 7. 29.


평소와 달리 혼자 올라오신 작은아버님


시골에서 작은아버님이 올라오셨다는 이야길 듣고 저녁 시간 본가에 잠시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뵌 작은아버님.그새 많이 늙으신 것 같습니다.
살도 많이 빠지시고... 이젠 농사일도 벅차다고 하시군요.

이런저런 안부를 여쭈며 TV를 보고 있는데 모임에 가셨던 아버님이 돌아 오십니다.

그런데 아버님. 작은아버님을 보시자마자~많이 헛갈렸나? 표지판 보고 기차 타고 오면 되는데...
이런 이야길 하십니다.

왜요? 찾아오기 힘드셨어요? 라고 궁금해서 여쭈니...

"헤매긴 헤매었는데, 그것보다..."
이러시며 낮에 있었던 일을 말씀하십니다.

길 물어보았는데, 다들 피하기만해


낮시간에 서울역에 도착하신 작은아버님. 경의선 열차로 갈아 타셔야 하는데...
평소엔 사촌들 차를 타고 항상 올라오시다가 혼자서 올라오시니 모든게 낯설으셨나 봅니다.
두리번 거리시며 걷다 보니 서울역 지하철 역사까지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그런 도중에 작은아버님은 아버님께 전화를 몇통 드렸는데...
아버님도 연세가 있으시고 잘 모르시니 설명을 명확히 못하셨고...
결론적으로 작은아버님은 알아서 잘 찾아가겠노라고 말씀하시고 전화를 끊으셨다고 합니다.

헤매이시다가 안되겠다 싶어 물어보기로 결정하신 작은아버님.

지하보도 안에서 길을 물으려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갔더니 움찔거리며 피해가는 모습만 보이더랍니다.
다행이 눈이 마주쳐 목적지를 어떻게 가야하는지 물어보면 손을 휘저으며 잘 모른다고 하며 휑하니 가버리더랍니다.


서울인심. 이런건가?


잠시후 입에서 자동으로 서울인심 참 야박하다~
이런 소리가 절로 나셨다고 하네요.

이쯤되니 서울에 와서 주눅이란 주눅은 다 드시면서 별생각이 다 들더랍니다.
오랜만에 입은 양복이 오래되서 그런가...
촌사람이라 무시하는건가...

형님~앞으론 못 오겠네요. 촌사람이 이리 힘들어서야...

이렇게 말씀하시는 작은아버님을 보고 있는데...
아내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이야길 시작합니다.

혹,이런분들 때문은 아닌지 ...


아~그게 아마 사람들이 각박한것 보단, 그런 사람들 때문일꺼예요.
그거 생각나지? 그 지하철역 근처에서 표뽑는거 도와달라고 하시면서 차비 빌려달라고 하시는 어르신네들.

이야길 들으니, 저도 순간적으로 상황이 접수가 되어 작은 아버님께 부연설명을 드렸습니다.

말쑥하게 입으시고 젊은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하시면서 상습적으로 차비 빌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젊은사람들이 피했나봅니다. 특히 길 물어보신 그곳에 많이 계시구요.
저도 몇번 그러고 나니... 거기에선 어르신네들이 물으시면 좀 멈칫거려요.

허허...참... 서울이 각박한게 아니였네.
왜 그러고 있다냐..그 노인들은...

글쎄요.뭐...자세한 사연은 잘 모르겠습니다.ㅠㅠ

이렇게 말씀드리니 각박하게만 느껴졌던 서울과 촌사람으로 무시당한 듯한 기분이 좀 사라지시는것 같습니다.

그럼 나처럼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그렇게 볼수도 있겠네?
이렇게 말씀하시는 작은아버님의 모습을 보니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참.씁쓸해진 세상


그 경우도 그렇고,길가다 떨어진 지갑 줍지말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이런 요즘 세태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 드리니 더욱 황당하신가 봅니다.
다행히 보이스피싱에 대해선 잘 알고 계셔서 안심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몇달전 아파트 주차장 어둠속에서 나타나 돈빌려 달라고 하는 사람을 보고 엄청 놀란 기억이 다시 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이런 분들 때문에...
더욱더~ 마음의 문을 닫고 살게 되는건 아닌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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