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어릴때 차례음식에 자꾸 손이 가는걸 혼날까봐 억제하던게 전부였던것 같았는데 어른이 되면서 아버님이 그러시더군요.
이젠 니네가 해봐야지...눈에 익혀 두거라~
네^^..
그땐 한두개 정도 위치를 맞추면 칭찬받고 했다지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부모님이 연로하시게 되었는데...
자식이란게 참..못난게...
상차릴때 자꾸 뒤로 빼게 됩니다.왜냐면...이게 잘 기억이 나질 않터군요.
그래서 매번 이런건 이제 니네가 해야지,아부지 죽으면 누가 차릴려고...이런 이야길 듣게 됩니다.
언젠가 명절에 아버님이 이 말씀을 하니 조카가 옆에서 그러더군요.
"할아버지 인터넷에 나와있어요"
"나도 봤는데 좀 틀려서 그래..우리 하던대로 하는게 좋지"
아버님 말씀대로 좀 틀립니다.저희집 상차림은...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배치가 틀려가는 느낌이 듭니다.
아버님도 이젠 기억력이 안좋으시니...헷갈려하시는것 같습니다.
이쯤때부터 명절 상차림할때 살짝살짝~어머님과 의견충돌이 나더군요.
"이쪽인것 같아요"
"아닌데..."
"얼마전 재실에 갔을때도 이쪽에 두던데..."
"헤헛..아니라니깐..."
이렇게 분위기 이상해집니다.저는 두분 말씀과 달리 아주 다른자리 같아 보입니다.^^;;
그래도 아버님 말씀대로 하고 차례를 지내는데 혹 오랜만에 멀리계신 작은아버님이라도 오시면 또 의견이 분분해 집니다.
"이건 이렇게 하는건데요?"
"그러냐...아닌것 같은데..."
나중에 작은 아버님이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다시면서 보니 지방마다 틀린점이 많다고...
같은 지역에서도 틀린곳이 있고 ... 그러니 예전에 해온대로 하는게 제일 맘 편하다고.그러기 위해선 형이나 저나 잘 기억해 두어야한다고...^^;;
올해도...
역시나 이런 의견충돌이 일어나더군요.
뭐... 집안대대로 내려오던거랑 좀 틀려도 정성을 담아 지내는게 중요하겠지만, 정정하실때 일러주신 것들을 잘 기억해 두지못해 명절 차례상 차릴때 일어나는 자리배치와 순서등에 대해 살짝 살짝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상황을 만든 저희들이 잘못한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것 같습니다.
어제 집에 돌아와 컴퓨터나 외장하드 usb등등에서 예전 차례상 사진들을 한참 찾아보았는데 안보여 난감했었는데...
책꽂이에 있는 가족 서류함이란 클리어파일에 출력까지 해놓은 사진이 다행히 있더군요.이게 왜 기억이 안났을까요?ㅠㅠ
코팅이라도 해두었다가 자꾸 일어나는 상차림 의견충돌을 종식(?)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